황상만 전 형사는 최근 tvN의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은 소회를 밝혔다. 지난 방송에는 박준영 변호사가 출연해 수입이 없는 재심 변호사로써의 애로사항을 가감없이 밝혀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지난 2000년 8월 10일 새벽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칼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15세였던 최모씨가 오토바이를 몰던 중 살해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오히려 택시기사 살인법으로 몰려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2013년까지 복역한 사건이다.
최씨는 출소 후 경찰의 강압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으로 최씨는 2016년 무죄 판결을 받고 누명을 벗었다. 진범은 2018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재심은 확정된 판결에 대해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옳고 그름을 다시 심리하는 비상 구제방법이다.
재심에서 무죄가 인정될 경우 재심 청구인은 구금일수에 따라 구금 연도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일급 최저임금의 최대 5배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국가배상과는 별개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가능하다.
약촌오거리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최씨의 형사보상금은 8억3000여만원이었다.
이 외에도 1999년 발생한 이른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지적장애인 세 명이 2016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의 형상보상금은 총 11억4600만원이었다.
반면 형사보상금을 한푼도 받지 못한 기막힌 사례도 있다. 1972년 발생한 춘천 파출소장 딸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5년간 복역한 정원섭 목사는 경찰의 고문과 강압에 의해 범행을 허위자백한 점이 인정돼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정씨는 2013년 7월 법원으로부터 국가가 손해배상금 26억 3752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이끌어냈지만 '국가 손해배상청구 소멸시효'가 갑자기 3년에서 6개월로 줄어들면서 배상금을 아예 받지 못했다. 정씨의 손해배상청구는 6개월에서 단 열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해당 판결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서울고법은 긴급조치 피해자가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시한인 소멸시효가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된 지 3년 이내'라고 인정한 판결을 내놨다. 앞서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1심이 6개월이 지난 상태는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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