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6월 전체 중금리 대출(연 5~10%) 취급 비중은 평균 5.9%에 그쳤다. 이는 작년 동기(17.5%) 대비 약 3분의1 수준이다. 취급량은 하나가 9.6%로 가장 높았고, 우리(4.8%), KB국민(4.6%), 신한(4.6%)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감소 폭도 하나(22.4%->9.6%)가 12.8% 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어 KB국민(18.6%->4.6%) 14% 포인트, 신한(14.6%->4.6%) 10% 포인트, 우리(14.4%->4.8%) 9.6% 포인트 순으로 높았다.
여기에는 중금리 대출의 높은 연체율이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각 은행별로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이는 시점에, 부실에 대한 우려가 대출 문턱을 높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은 주 이용층이 저신용자인 만큼, 연체율 부담이 다른 상품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시중은행을 제외한 기타 은행들은 ‘중금리 공백 메우기’에 나섰다. 어차피 인지도 및 자본조달비용 측면에서 시중은행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어려운 만큼,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게 수익성에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이외에 신규 고객 유입 등의 부수 효과도 발생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방은행이다. 전북은행의 6월 중금리 대출 비중은 39.1%로, 작년 동기(34.2%)보다 5% 포인트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BNK경남은행의 대출 비중도 약 1% 포인트(30.5%->31.4%) 상승했다. 외국계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C제일은행은 중금리 대출 비중을 작년 6월 11.9%에서 올해 6월 30.5%까지 늘렸다. 저축은행들도 올 3분기에 76개 중금리대출 상품을 운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는 2년 전인 2018년 3분기(28개)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취급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라며 “장기적 수익 모델로 끌고 가려면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고도화 작업이 반드시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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