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국내 벤처‧스타트업계는 일자리가 증가하며 성장 기대감이 반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벤처투자는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우선손실충당 인센티브와 하반기 벤처투자 규제 완화 등으로 3분기부터는 회복될 거라는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고용정보제공에 동의한 벤처기업 3만4038개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6월 말 기준 고용이 작년동기 대비 2만7319명 늘어났다고 4일 밝혔다. 이들 벤처기업의 총 고용인원은 66만7699명으로, 지난해보다 4.3% 증가한 규모다.
이번 통계에는 고용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3485개사 일자리는 제외했다. 이들 기업의 고용 인원까지 합산하면 73만 명 이상으로 예상돼 대기업 4대 그룹 상시근로자를 웃돈다는 것이 중기부 설명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업(1만792명), 제조업(9767명) 고용이 크게 증가했다.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3507명), 도소매업(1744명) 등도 일자리가 늘어난 업종에 속했다. 비대면 벤처기업의 경우 고용 증가율이 8.9%로, 대면 기업 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박용순 벤처혁신정책관은 “전 분야에서 취업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일자리가 벤처‧스타트업에서 유일하게 증가 중이다. 대기업‧공공기관만 바라보던 젊은 층도 벤처기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벤처투자가 늘 때 일자리 증가는 확실하지만, 벤처 투자가 줄었다고 해서 일자리가 바로 줄지는 않는다. 그동안 받아 놓은 투자가 있고, 기업의 성장세 등을 감안한 결과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3448억원(-17.3%) 감소했다. 1분기 벤처투자액은 781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억원 늘었지만, 2분기 투자가 28.6% 감소한 영향이 컸다.
업종별로는 투자기업 발굴 기회가 감소한 바이오‧의료(-1336억원) 분야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산업 전반이 침체한 영상‧공연‧음반(-972억원), 유통‧서비스(-1075억원) 감소폭도 컸다.
상반기 펀드결성은 전년동기 대비 2239억원(-16.4%) 줄었다. 정책자금인 모태펀드 출자액은 늘었으나 VC, 금융기관, 법인 등에서 신규 펀드 결성이 위축됐다.
중기부는 벤처투자 분의 민간손실액을 10% 한도로 보전하는 우선손실충당제와 성과보수 10% 추가 제공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벤처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상반기 벤처기업 고용은 국내 4대 대기업 고용인원에 버금가는 만큼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로 투자기업 발굴이 어려워 상반기 벤처투자가 감소했지만, 모태펀드가 민간의 손실을 떠안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해 투자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스마트대한민국펀드는 올해 목표액인 1조원을 이미 다 조성해 더는 투자를 권유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벤촉법 시행령이 통과되면 투자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만큼 3분기 투자 심리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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