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금융지주는 4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총 488명의 여성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년도(453명)보다 35명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남성 채용의 경우 369명에서 332명으로 37명이 줄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같은 보고서를 통해 하나은행의 작년 여직원 채용 증가폭(74명->97명)이 166.22%로, 남성 증가폭(67.6%)을 크게 상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회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825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는데, 이 중 여성 비중이 더 높은 걸로 알려졌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경우, 2018~19년 모두 신입직원 중 여성 비율이 60%에 육박했다. KB금융지주 역시 “전체 임직원 수가 재작년 말 2만9299명에서 작년 말 2만9221명으로 조정됐다”며 “이 과정에서 신규 채용 인원 중 여성의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논란이 됐던 ‘채용비리’ 등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 채용 과정서 남녀 비율 조작 등을 자행한 걸로 알려졌고, 이후 정부는 여성의 역할 확대를 꾸준히 주문해왔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각 금융사 별로 사회적 요구가 컸던 ‘여성 채용 확대’ 주문을 대체적으로 잘 받아들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경우에도, 지난해 남성 경영진 수가 38명(188->226명)이나 늘어날 때, 여성은 고작 4명(10명->14명) 느는데 그쳤다. 전체 규모와 증가 속도 모두 남성에 비해 크게 뒤쳐진 셈이다. 이는 여성 직원들이 ‘자발적 퇴사’를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여성 전체 퇴직자(480명) 중 자발적 퇴직자(357명)가 차지하는 비중은 74.4%로 남성(55.8%, 937명 중 523명)을 크게 상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성 채용 규모가 확대된 건 긍정적이지만, 승진 기회가 적다는 건 여전히 금융이 여성에게 배타적이라는 의미”라며 “중간급 이상 직원들의 활발한 육성을 위해서는 보육지원 등의 사회적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