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중신건설증권이 개최한 중국 차세대 반도체 관련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장 창업주는 이날 미국의 중국 기술 억제 움직임은 예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미국의 중국 기술 억제 노력이 그렇게 강력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여겨서도 안된다고도 덧붙였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해외 반도체 조달이 어려워져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가 절실해진 가운데, 중국 반도체 대부로 불리는 장 창업주가 한 발언이라 주목됐다. 로이터는 평소 공개 노출이 별로 없었던 그가 이례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5G 기술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한다면 무선통신, 인공지능(AI), 클라우드컴퓨팅 등에서 크게 앞서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원래 하이테크 기술 응용 방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장 창업주는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이 더 많은 기능으로 미국 페이스북보다 미국 젊은 층에서 인기가 있다는 걸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에 비우호적인 국가나 지역에서 중국의 목을 조르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자체적인 기술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단기간내 반도체 인력 풀이 부족하다는 게 약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몇몇 수준 높은 기술 인력을 영입해 젊은 인력을 키운다면 중국은 충분히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장 창업주는 "반도체가 원래 고독하고 힘든 분야"라며 "강력한 신앙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했다.
대만·미국 이중국적자였던 장루징은 대만 국립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석·박사를 밟은 반도체 전문가다. 이후 미국 반도체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20년간 근무했다. 당시 그곳에서 현재 SMIC '라이벌'인 TSMC 창업주 장중머우(張忠謀)와 동료로 손발을 맞춘 경험도 있다.
이후 TI를 떠난 장은 2000년 중국 상하이에서 SMIC를 세웠다. 하지만 당시 중국 반도체 산업 기반이 워낙 열악해 쉽지 않았다. 특히 중국 대륙과 대만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으며 대만 국적자 신분으로 사업 경영이 쉽지 않았다. 결국 대만 국적도 포기했을 정도다. 그는 2009년 SMIC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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