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기업 아마존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가 3조원이 넘는 자사 주식을 팔았다는 소식이 화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한 아마존의 주가를 현금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주 들어 베조스 아마존 CEO가 31억 달러(약 3조6692억원) 어치 이상의 아마존 주식을 매각했다고 전했다.
베조스의 주식 매도는 미국 증권 거래법이 규정한 정해진 기간에 일정한 수량의 주식을 처분할 수 있게 한 '10b5-1 거래 계획'에 따른 것으로, SEC로부터의 내부자 거래 관련 의혹을 피하게 된다.
베조스는 자신의 우주탐사기업인 '블루오리진'에 대한 투자와 각종 사회사업 운영 등을 이유로 매년 자신이 보유한 아마존 주식의 일정 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고 있다.
베조스는 올 연초에도 41억 달러치의 아마존 주식을 팔아치웠으며, 이번 매각 금액까지 고려했을 경우 베조스의 현금 자산은 72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다만, 대규모 매각에도 베조스의 아마존 주식 보유 규모는 5400만주를 상회해 전체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베조스의 전체 자산은 1700억 달러에 달한다.
베조스는 올 연초에 이어 이번 지분 처분 시기를 공교롭게 고점에 정확히 맞추고 있어 논란도 있다.
앞서 베조스는 2월 초 아마존 전체 지분의 3%에 달하는 34억 달러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이후 2월 20일 전후로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로 뉴욕증시 전체가 폭락장에 빠졌다. 이로써 당시 베조스는 약 3억 달러 이상의 잠재적 손실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 시점 역시 지난 30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시기다. 아마존은 2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나 증가했고 순익도 100%나 불어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아마존의 주가는 직후 장외거래에서 6%까지 치솟았고, 31일 정규장에선 전장인 30일 종가 3051.88달러에서 3244달러까지 치솟으며 거래를 시작했다. 5일에도 전날보다 2.11%나 오르며 3205.03달러로 장을 마감해 고점을 경신했다. 아마존 주식의 올해 상승 폭은 73%에 달한다.
베조스와 아마존 측은 2월에 이어 이번에도 주식 매각에 대한 별다른 해명을 내놓진 않았지만, WSJ 등은 베조스가 내부 정보를 근거로 주식을 매각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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