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중신궈지(中芯國際·SMIC)가 2분기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순익은 7배 넘게 급증했다. 중국내 소비전자 제품 수요 급증 등 내수 시장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SMIC는 6일 저녁 2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당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어난 9억3850억 달러(약 1조1117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644.2% 증가한 1억3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매출, 순익 모두 분기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시나재경망 등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자오하이쥔, 량멍쑹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도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며 "2분기 하이테크 기술 응용 플랫폼 수요가 왕성하고 소비전자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선진적 기술 공정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 본토와 홍콩이 66.1%로 가장 많았다. 전 분기 대비 4.5%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영향으로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은 21.6%로, 전 분기 대비 3.9% 포인트 하락했다. 유라시아 대륙 비중은 12.3%였다.
SMIC는 3분기에도 혁신과 발전에 주력하고, 국내외 대순환의 기회를 포착해 더 많은 국내외 고객에게 더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SMIC는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3% 증가할 것이라며, 증가율은 앞서 1~2분기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진율도 2분기 26.5%에서 19~21% 남짓으로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롼쯔시 퉁하이증권 투자책략 총감은 SMIC가 아직 미완성된 14나노미터(nm) 공정 기술을 적용해 웨이퍼를 생산하면서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SMIC는 28nm 공정 기술까지 확보했으며, 연말까지 14nm 공정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즈야오후이 야오차이증권 연구부 총감은 홍콩 명보를 통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현재 반도체주 가치에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회사의 앞으로의 발전 전망도 봐야한다"고 했다. 그는 "SMIC 반도체 공정 기술 수준이 대만 TSMC와 여전히 격차가 크다"며 "단기간내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로, 현재 5nm 공정 기술까지 확보했다.
2000년 상하이에 설립된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다. 중국 '반도체 굴기' 선봉장으로도 불린다. 미·중간 '반도체 전쟁' 속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강력히 밀고 있다. 특히 미국 제재를 받는 화웨이가 대만 TSMC 대신 선택한 기업이다. 미국의 제재로 TSMC로부터 반도체 조달이 어려워지자 TSMC에 위탁한 물량을 SMIC로 돌린 것이다.
이미 홍콩증시에 상장된 SMIC는 지난달 16일엔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소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커창판에 2차 상장하며 462억8000만 위안(약 7조9000억원)의 실탄을 조달한 바 있다. SMIC는 조달한 자금을 반도체 생산 연구 시설, 연구개발(R&D), 운전자금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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