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윤석열 사단’에 합류해 대검 미래기획단·형사정책단장을 역임했던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은 ‘늑대는 사료를 먹지 않는다’ ‘애완용 검사들 득세’라고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역시 미래통합당의 조수진 의원은 호남출신 인사들의 중용을 두고 “비굴하게 일자리를 받는 것은 노예의 길”이라고 명예훼손에 가까운 모욕적 언사를 퍼부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특수통만 우수한 인재이고, 일선에서 고생하는 대다수 형사공판 검사는 무능하다는 식의 궤변"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한동수 감찰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전체 구성원의 뜻과 소리를 살펴 들으려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언론 친화적인 '특수통' 검사들과 일선 형사·공판 검사들 사이 상당한 인식차이가 있다는 것을 돌려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사 이후 검찰 내부는 조용하다. 지난주 금요일(7일) 오전, 검찰 인사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중회 인천지검장 등 사표를 내는 검사장급 인사들의 ‘화풀이’ 성격의 글들이 올라왔지만 막상 인사가 발표된 이후에는 관련 발언들이 줄어들었다.
일선 검찰 관계자들은 “인사 전부터도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나 목에 핏대를 세웠지 대부분의 검사들은 별 감흥이 없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권한의 축소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일련의 검찰개혁으로 검찰조직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윤석열 사단’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간 ‘성골 귀족검사’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6두품’ 검사들이 대거 요직에 등용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서울대·고려대 출신의 ‘특수통’ 검사들로만 채워지던 검찰 고위직에 형사부·공판부 검사들이 진출하고 한양대·중앙대·경희대 출신 등 승진을 꿈꾸기 어려웠던 검사들도 주요보직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4번째 여성 검사장이 된 고경순 신임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한양대 출신이고, 주요요직으로 꼽히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된 신성식 검사장은 중앙대 출신이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된 이성윤 검사장은 경희대 출신이다.
전직 검찰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기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특정대학 출신이나 ‘무슨 무슨 사단’이 아니라도 열심히 일하고 실력을 쌓으면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SKY’를 제외한 다른 대학은 검찰 내에서 ‘기타대’라고 분류된다”면서 “이들 ‘기타대’ 출신이 검찰에서 살아남으려면 능력과 인품은 필수이고 귀머거리·장님처럼 지내는 인내심까지 갖춰야 했다”고 현직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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