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실물 지원 고민] 결국 뉴딜까지···연이은 지원 요청에 피로감 커지는 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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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8-1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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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물 경제 지원 불가피하다는데 금융사 사정도 악화일로

[사진=청와대]

정부가 연이은 각종 펀드 출자 요청 이후 '한국판 뉴딜 펀드'까지 금융사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실물 경제 지원에 엄청난 노력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지원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는 탓이다.

금융권 대부분도 실물 경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 동의하나, 금융 규제는 강화되고 빅테크 공룡의 금융시장 진출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점차 지쳐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이 5G·자율자동차 및 친환경 분야 투자하는 국민 참여형 '한국판 뉴딜 펀드'를 마련하고 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중 하나로 꼽힌 뉴딜 펀드는 국민이 인프라 펀드에 돈을 넣고 일정한 수익을 받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펀드로 모인 돈은 한국판 뉴딜 핵심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해당 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예정된 금융권은 일단 대승적인 차원에서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으나 표정이 마냥 밝지는 않다. 최근 이 같은 펀드 출자 사례가 많았던 탓이다. 실제 은행들은 성장사다리펀드·은행권일자리펀드, 기업구조혁신펀드, 필승코리아펀드, 채권안정펀드 등 경제 성장을 위한 펀드에 자금을 지원한 상황이다.

실제 최근 유사한 펀드에 자금 출자를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마트대한민국펀드'를 조성키로 하고 은행권에 출자를 요청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미 유사한 펀드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중기부에 참여를 거절하는 의사를 전달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실물 경제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금융사의 상황도 마냥 좋지는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혁신성장의 명목으로 빅테크 기업의 금융산업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금융사도 심각한 경쟁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빅테크 기업은 큰 규제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반면, 금융사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금융사고의 영향으로 더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물 경제를 지원해야 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정부 정책에 화답해도 돌아오는 것은 규제 뿐"이라며 "금융사 자체도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계속해서 돈줄 노릇을 해야하는지 답답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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