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구글' 안 했는데…사용자 모르게 녹음한 구글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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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08-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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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서 일부 기기 매연경보 등 소리에 스스로 알림 문자

  • 구글 "의도하지 않았다"…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회수

구글 스마트스피커 '구글 홈(Google Home)'이 사용자 음성과 실내 소음을 사용자 동의 없이 무단 녹음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구글 웹사이트]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음성 명령으로 작동하는 구글 스마트스피커의 인공지능(AI) 비서가 의도하지 않게 활성화돼 주위의 소리를 엿들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구글 홈에 탑재된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는 작동하기 위해 마이크로 주위 소리를 항상 듣고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오케이 구글'이나 '헤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그 뒤에 들리는 명령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기가 수행할 명령의 내용을 처리하기 위해 필요시 녹음하고, 그 외엔 녹음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최근 사용자 명령을 받지도 않은 구글 홈 기기가 마음대로 주위 소리를 녹음 중이었다는 것이 미국 거주 사용자들의 제보로 알려졌다. 이 사례의 당사자들은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구글 홈이 집에서 들린 매연발생 경보음이나 유리가 깨지는 소리 등을 듣고 스마트폰에 알림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사용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정보를 수집해 문제가 된 사례는 종종 있었다. 3년 전 구글은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위치정보서비스를 끈 상태에서도 사용자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기기를 초기화시켜도 이를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국내외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글은 이번 음성 무단 녹음 사례가 실제 발생한 일이란 점을 인정했다. IT미디어 프로토콜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 측은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의도치 않게" 일부 사용자의 동의 없이 구글 홈의 관련 기능이 활성화됐고, 이후 업데이트를 거둬들여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구글이 스마트스피커 기기 사업을 어떤 식으로 확장하려 하는지에 대한 단서이기도 하다. 지난주 구글은 사설경비 보안기업 ADT에 4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그 지분 6.6%를 사들였다. 구글 홈은 각 가정에서 무단 침입, 실내 화재 등 사건을 탐지해 경보를 울리고 사람을 보내기 위한 탐지 장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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