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뒷광고' 후폭풍...위선자도, 내부고발자도 떠난다

쯔양 방송 중단, 도티 공식 사과...'폭로' 홍사운드 은퇴

"사기죄, 탈세까지...형사처벌 안되나?" 네티즌 와글와글

[사진=슈스스TV 캡처]

유튜버 '뒷광고' 실태가 폭로된 뒤 관련 후폭풍이 거세다. 도티, 양팡, 쯔양, 문복희, 나름 등 연일 인기 유튜버들의 해명과 사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구독자 기만행위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뒷광고 유튜버의 형사처벌을 호소하는 청원글이 게재되는 등 논란은 쉽사리 잠들지 않을 전망이다.

◆유튜버 '뒷광고'가 뭐길래? 

뒷광고란 광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소비자들에게 공지하지 않거나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어렵게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유튜브 뒷광고 논란은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지난달 다비치 강민경과 유명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콘텐츠에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강민경과 한혜연은 제품 하나당 수천만원에 이르는 협찬을 받고도 이를 시청자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강민경과 한혜연은 논란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후 도티, 양팡, 쯔양, 문복희, 나름 등 대형 유튜버들도 기존 콘텐츠에 뒷광고를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비난여론이 확산했다. 이들은 '선물이 왔다', '가져왔다' 등의 애매한 표현을 쓰거나 알아보기 어려운 더보기란과 댓글란에만 협찬 사실을 간략히 적는 방식의 뒷광고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튜버 뒷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시장의 공정거래환경을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정 사무총장은 유튜버 뒷광고가 성행하는 이유에 대해 "광고라고 하는 순간 광고 효과가 뚝 떨어지는 것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업적인 광고가 아니라 이게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실제 사용해 보고 추천한다고 믿기 때문에 이걸 신뢰하고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주 입장에서는 사실 광고라는 사실을 최대한 숨기로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실제 뒷광고 형태를 요구한다고 한다"고 유튜버 뒷광고 실태를 고발했다.

그러면서 정 사무총장은 "유튜버만 단속한다고 될 일은 아닐 것 같고 플랫폼의 책임도 강화를 해야 될 텐데 유튜브 자체에, 플랫폼에 책임을 줘서 자율규제를 통한 모니터링 시스템 같은 것들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플랫폼 차원의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쯔양 방송 중단, 도티 공식 사과...'폭로' 홍사운드 은퇴
 

[사진=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튜버 양팡, 나름, 도티, 쯔양]

26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은 방송을 중단했다. 쯔양은 지난 6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통해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질타가 아닌 '몰래 계속 뒷광고를 해왔다' '광고가 아닌 영상임에도 이건 무조건 광고다' '탈세를 했다' '사기꾼' 등 허위 사실이 퍼져나가는 댓글 문화에 지쳤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쯔양은 "방송을 처음 시작한 후 짧은 기간 동안 유튜브 관련 지침에 대해 무지해 지키지 못했다. 이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좀 더 자세히 공부하지 못했던 제 잘못"이라고 뒷광고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대형 유튜버들이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도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샌드박스는 "명백히 샌드박스의 관리 소홀로 발생한 문제이며 샌드박스는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샌드박스는 구독자 253만명을 보유한 도티가 이끄는 유튜버 양성 회사로 유병재, 장삐주, 떵개떵, 침착맨(이말년) 등이 소속돼 있다.

유튜브 뒷광고 실태를 폭로한 구독자 160만명의 홍사운드도 은퇴를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홍사운드는 이날 새벽 유튜브 채널에 '뒷광고 논란에 대한 해명 및 전할 말씀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내부고발자가 된 이후 '돈 잘 버는 유튜버들을 질투했다' 등의 자신을 향한 근거없는 비난과 억측이 쇄도한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파장이 커져서 이제는 어떤 기업도 절대 뒷광고를 제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튜브를 시작하는 분들이나 정직하게 하고 계신 분들께도 좋은 일이다. 여러분도 뒷광고 걱정 없이 시청할 수 있을 테니 잘된 것"이라고 뒷광고 논란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먹방을 접고 떠나겠다. 160만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여러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행복했다. 5년 정도 좋은 꿈을 꿨다고 생각하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사기죄, 탈세까지...형사처벌 안되나?" 네티즌 와글와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뒷광고에 연관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지난 7일 한 청원인은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 관련 법 제정 및 그에 따른 강력 처벌을 바랍니다'라는 청원글을 게재했다. 

이 청원인은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마치 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처럼 제품을 홍보하는 이른바 '뒷광고'가 성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뒷광고 인플루언서들을 처벌할 법적 기준은 아직까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방송 못지않게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생각한다. 뒷광고의 법적 제재 및 해당 인플루언서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10일에는 '대형 유튜버 기획사 측의 허위광고, 광고 표기법 위반으로 인한 세금조사를 요청한다'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뒷광고와 관련해 연관이 있는 유튜버들의 기획사들이 많은 수익을 챙긴것으로 알고있다. 기획사 측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고는 하나, 6월 이후에도 표기가 없이 뒷광고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점도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형 기획사들의 탈세에 대한 혐의는 없는지에 대한 그리고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올바른 질의 광고를 위반한 대형 기획사들의 세금조사를 요청하는 바다"라고 적었다.

유튜버의 탈세 의혹은 뒷광고 이전에 꾸준히 논란이 되어온 부분이다.

구독자 3100만명을 보유한 '보람튜브' 측은 지난 5월 탈세 의혹을 받고 국세청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보람튜브는 유튜브로 연간 300억에 달하는 수익을 냈지만 세금을 축소해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논란이 제기된 후 보람튜브 측은 경정신고를 통해 밀린 세금을 자진납세 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9월 1일부터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 광고는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을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표시해야 한다. 아울러 금전적 지원, 할인, 협찬 등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적 대가를 받았는지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