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이후 반체제 인사 줄줄이 체포.. 국제사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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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8-1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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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반중 언론재벌 지미 라이 '홍콩보안법 위반' 체포

  • 홍콩보안법 위반…'우산혁명 주역' 아그네스 차우도 체포

  • 폼페이오, 반중 언론 사주 체포에 "심히 우려"

홍콩에서 발행되는 반중 성향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 [사진=인민일보]

홍콩 국가안전법(일명 홍콩보안법) 제정 이후 홍콩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홍콩 경찰이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창업자인 지미 라이를 체포한 데 이어 ‘우산혁명’ 시위를 주도했던 아그네스 차우도 검거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그네스 차우는 이날 오후 자신이 홍콩 국가보안법상 ‘분열 선동’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앞서 홍콩 경찰은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3세부터 72세 사이의 남성 9명과 여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는데, 이들 가운데 차우가 포함된 것이다.

경찰은 지난 6일 발부된 수색영장을 바탕으로 차우의 주거지에 들이닥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체포 사실은 여러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의 SNS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유명 민주화 운동가인 네이선 로는 이날 트위터에 당국에 연행되는 차우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저항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엄청난 움직임”이라며 “홍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 세계가 똑똑히 지켜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우와 함께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조슈아 웡도 트위터를 통해 “홍콩 경찰이 그의 자택에 도착했다”면서 변호사가 급히 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가 홍콩 호만틴 지역에 있는 지미 라이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지미 라이는 파산한 의류 공장을 인수한 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Giordano)'를 창업, 아시아 굴지의 의류 기업으로 키운 입지전적 인물이다. 하지만 1989년 중국 정부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해 언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떠올랐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도 경찰 폭력과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 등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는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 민주파 진영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9월 6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1년 연기됐으며, 조슈아 웡 등 민주파 인사 12명은 출마 자격마저 박탈당했다. 

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실은 지미 라이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로이터에 "국제 인권법과 홍콩 기본법이 보호하는 권리 행사를 침해하지 않도록 당국이 이번 사건을 재검토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나는 홍콩의 가혹한 국가보안법에 따라 지미 라이가 체포됐다는 보도에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고 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추가 증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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