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현금 첫 90조원 돌파…비중도 ‘역대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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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8-1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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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가계가 보유한 현금이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섰다. 현금이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대치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위기를 느낀 가계가 투자와 소비를 줄이고 현금을 보유하는 데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은 3975조789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0.14%(5조6257억원) 줄었다. 이는 2018년 4분기(-1.07%)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 중 현금은 90조8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3.4%(2조9637억원) 늘었다. 200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계 현금 자산이 9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2018년 3분기(4.5%) 이후 가장 높았다. 앞서 전기 대비 증가율이 3%를 넘은 것은 5차례 밖에 없었다. 

금융자산은 줄고 현금은 늘면서 전체 금융자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27%로 나타나 역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비중은 2016년 4분기(2.01%)에 처음 2%대로 올라선 이후 2019년 2분기(2.14%)부터 매분기 확대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현금 자산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 여파로 분석된다. 가계의 투자와 소비가 극도로 억제되면서 현금을 집안에 쌓아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기준금리가 0.5%까지 인하된 사상 초유의 저금리 통화완화 정책의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은행에서 막대한 돈을 시중에 공급하면서 유통되는 통화량 자체가 늘어났다는 진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도 "국내에서는 1분기에 코로나19에 따른 공포감이 가장 심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가계가 무조건 현금을 보유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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