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LG유플러스가 오는 21일 5G 기반 U+리얼글래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U+리얼글래스는 킹스맨에서 주인공이 끼던 AR글래스처럼 안경을 끼면 이용자 눈 앞에 FHD급 고화질의 가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기기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행사에 앞서 U+리얼글래스를 실제로 이용해봤다.
U+리얼글래스는 언뜻 둔탁한 외관의 선글라스로 보인다. 실제 무게는 88g으로 최대 50g에 불과한 일반 안경에 비해 다소 무겁다. 시력이 좋지 않다면 시력 교정용 렌즈를 맞춰 별도의 프레임에 끼운 뒤 U+리얼글래스에 부착해야 한다. 프레임까지 붙이면 조금 더 무거워질 수 있다.
앱은 총 세 개를 동시에 띄워놓을 수 있다. 평상시 보이는 눈 앞에 세로형 스마트폰 화면 세 개가 둥실 떠 있는 모습이다. 창 크기는 최대 100인치까지 키울 수 있으며 창을 같은 위치에 고정하거나 이용자가 고개를 돌리는 방향에 따라 앱 화면이 따라오도록 할 수도 있다.
U+리얼글래스 사이즈는 하나 뿐이므로 자신의 얼굴 크기에 맞는 코 받침을 바꿔끼우면 된다. 다만 사이즈 자체가 큰 편이다보니 고개를 움직일때마다 흘러내리는 것까지 막기는 힘들었다. 고개를 움직이거나 걸을 때마다 화면이 흔들려보였다.
다만 굳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지 않아도 편하게 스마트폰 앱 화면이 펼쳐진다는 장점은 분명해보였다. 이동 중이 아닌 눕거나 앉아서 영상을 볼 때는 흔들림 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성은 U+리얼글래스 안 쪽 귀 근처에 부착된 스피커에서 나왔다. 주변 소음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았지만 영상을 즐기는데는 불편함은 없었다. VR기기와 달리 어지러움도 덜했다.
스마트폰은 일종의 마우스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가볍게 톡 두드리면 글래스 속 화면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듯 앱을 실행시키거나 재생버튼을 누를 수 있다. 허공에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우스 포인터처럼 조작하는 방식이라 작동이 처음엔 낯설 수 있다.
U+리얼글래스의 가격은 69만9000원이다. 가격 자체만 보면 저렴하지 않지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그간 출시했던 AR글래스가 200만원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라는 것이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현재는 갤럭시노트20와만 연동이 가능하지만 향후 LG벨벳을 시작해 다양한 5G 스마트폰에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측은 U+리얼글래스가 국내 AR 대중화의 첫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은 스마트폰 앱을 증강현실 화면 위에 그대로 얹어놓은 정도지만, 향후에는 AR전용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스마트팩토리나 원격검침 서비스, 원격의료 등 B2B 영역으로 활용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특정한 장소나 지점에 도착하면 이용자 눈 앞에 특정한 이미지가 뜨게 하는 마케팅 플랫폼으로도 활용한다.
U+리얼글래스는 LG유플러스가 퀄컴과 엔리얼(Nreal), 스페이셜 등 다국적 기업들과 협업해 만들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미국 버라이즌과 일본 NTT도코모, 중국 차이나모바일, 프랑스 오렌지텔레콤 등과 협업해 해외 시장에서도 U+리얼글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중 LG유플러스는 U+리얼글래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U+AR, U+VR 앱도 별도로 출시한다. U+프로야구와 U+아이돌Live 앱에서도 AR글래스 전용 기능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인 창업자가 창업한 AR·VR 협업 플랫폼 스타트업 스페이셜(Spatial)과 협업해 원격회의 시스템도 출시할 예정이다. 최대 10명이 각자 다른 공간에서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처럼 가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상무는 "현실적인 가격대와 88g이라는 가벼워진 무게로 AR글래스 시장에 허들을 낮추고자 했다"며 "5G 서비스가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U+리얼글래스는 실제 생활을 바꿔줄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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