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PC 댓수를 측정하는 넷마켓셰어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통계에선 크롬(71.1%), 엣지(8.1%), 파이어폭스(7.4%), IE(4.2%), 사파리(3.4%)가 5위권을 형성했다. 웹 트래픽을 측정하는 스탯카운터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통계의 5위 목록은 크롬(69.6%), 파이어폭스(8.6%), 사파리(8.4%), 엣지(4.1%), IE(2.8%)다. 두 통계 크롬이 확고한 점유율 1위라는 점과 그 이하 순위권의 변화는 미미하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여 주고 있다.
범주를 세계 시장이 아니라 국내로 좁혀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국내 PC 브라우저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볼 수 없는 흥미로운 움직임이 포착된다. 한국 기업인 네이버가 개발한 PC 브라우저 '네이버 웨일(Naver Whale)'이 순위권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웨일은 지난달 국내 PC 브라우저 시장에서 스탯카운터 통계 기준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크롬이 71.2%로 1위, IE가 12.1%로 2위, 엣지가 5.5%로 3위였고, 네이버 웨일이 4.6% 점유율로 그 뒤를 이었다.
네이버는 지난 2016년 12월 네이버 웨일 베타 버전을 내놓고 2017년 10월 정식판을 출시했다. 이후 3년 가까이 브라우저를 지속 업그레이드하면서 네이버 포털 및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연계 기능과 PC 사용자를 위한 편의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올해 초 안전한 PC방 보안 환경 조성 취지로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손잡고 국내 PC방 전용 네이버 웨일을 제공하기로 했고, 4월에는 한글과컴퓨터와 협력해 웨일 브라우저로 한글(HWP) 파일을 바로 보는 뷰어 기능을 선보였다.
네이버 웨일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시점은 정식판 출시 후 약 1년1개월 뒤부터다. 지난 2018년 11월 스탯카운터 국내 점유율 통계에 처음으로 '기타' 항목이 아니라 별도 브라우저 제품으로 집계된 것이다. 물론 당시 네이버 웨일의 점유율은 약 1.2%로, 서열 5위에 불과했다. 크롬(65.3%), IE(26.3%)뿐아니라 윈도10 기반의 구 버전 엣지(3.1%), 맥OS용 사파리(2.1%)보다도 미미한 점유율이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중 발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국내 기업·공공 전용 브라우저 '웨일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차별화된 보안 기능과 기업 환경에 맞는 정책 기반 관리 최적화를 지원해 조직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여 주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또 오는 9월에는 브라우저의 네이버 계정 연동 기능을 구글, 페이스북 로그인으로 바꾸는 등 글로벌 사용자 환경을 겨냥해 만든 웨일 글로벌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인터넷 포털 사업자 입장에서 브라우저는 사용자의 포털을 포함한 주요 온라인 활동 이력을 분석해 서비스 개선과 최적화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 데이터 수집 플랫폼이다. 또한 사용자들에게 웹서비스의 특성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최전방 소프트웨어 제품이다. 따라서 네이버 웨일의 사용자가 느는 만큼 네이버의 시장 기회도 커질 수 있다. 구글이 제패한 브라우저 시장 판도를 네이버 웨일이 바꿔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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