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월 신규대출 '주춤'…인민은행 통화 완화 '출구전략' 모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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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8-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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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신규대출 1조위안 아래...시장 예상치 밑돌아

  • M2증가율 10.7%...5개월래 첫 하락세

  • 통화완화 속도 조절...당분간 지준율·금리 인하 가능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7월 은행권 신규 대출 등 은행 금융지표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반등하는 등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집값 폭등과 기업 부채 급증 등을 우려해 중국이 통화 완화정책의 '출구 전략'을 이미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월 은행권 위안화 신규 대출이 9927억 위안(약 169조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1조8100억 위안)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1조2000억 위안도 밑도는 것이다.

중국 전체 시중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사회융자총량은 1조6900억 위안으로 시장 예상치인 1조8500억 위안을 하회했다. 사회융자총량은 위안화 대출과 외화대출, 신탁대출, 기업 채권 등 실물 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신규 대출과 사회융자총량은 모두 전달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소폭 올랐다. 올해 7월 위안화 신규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1억 위안이나 늘었고, 같은 기간 사회융자총량 역시 4068억 위안 더 증가했다. 
 

중국 은행권 월별 신규 위안화 대출.[자료=중국 인민은행, 트레이딩이코노믹스]

7월 통화공급량인 광의통화(M2) 증가율은 10.7%로 시장 예상치(11.2%)와 전달(11.1%)보다 낮았다. 이는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협의통화(M1) 증가율은 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7월 신규 주택대출이 7578억 위안을 차지했다. 이중 단기 대출과 중장기대출이 각각 1510억, 6067억 위안씩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감소한 것이다. 

다만 기업 대출 부문에선 7월 단기 대출이 2421억 위안이 감소했다. 이는 최근 들어 당국이 경영성·소비성 단기 대출로 부동산 공매도를 통해 매매차익을 올리려는 행위를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단기 대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장기 대출은 5968억 위안이 늘었다. 당국이 제조업, 중소기업의 중장기 대출 지원에 발 벗고 나선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저우하오 도이체방크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최근 출구전략을 취하면서 비시장융자 수요가 줄어 신규 대출과 사회융자총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출구전략은 통화완화 기조에서 통화긴축으로 돌아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화타이증권 역시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신용 대출 증가속도가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용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중립적인' 금융정책'을 고수하자 M2 증가율이 감소한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펴면서도 주택 가격 폭등과 기업 및 가계 부채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해 통화정책 강도를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해왔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하면서 당분간 중국 금융당국이 '온건한 통화정책+ 통화정책 구조조정'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금융당국은 경기 회복세 속 돈 풀기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며 "경제 지표가 고꾸라지지 않는 한, 당국은 지급준비율 인하나 금리 인하 등을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빈 민생은행 수석 연구원도 "당국은 앞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양적완화에서 금융 구조 최적화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며 "지준율과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구조적인 통화정책이 역할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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