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엄정화·박성웅 '오케이 마담', 쉴 새 없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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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8-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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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케이 마담' 스틸컷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영천시장서 유명한 꽈배기집을 운영 중인 미영(엄정화 분). 매일 '꽈배기 완판' 기록을 경신하며 알뜰살뜰하게 가정을 돌보는 미영이지만 빠듯한 살림에 제대로 된 휴가 한 번 떠나 본 적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 우연한 기회로 하와이 가족 여행권을 얻게 되었는데도 여행권을 되팔아 살림살이에 보태려는 미영. 남편 석환(박성웅 분)과 딸 나리(정수빈 분)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큰맘 먹고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우여곡절 끝에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른 미영 가족. 하와이에서 진짜 휴식을 즐길 생각에 들뜬 것도 잠시, 난데없이 나타난 테러리스트 때문에 위기를 맞는다. 비행기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미영은 가족과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숨겨두었던 '액션 본능'을 꺼낸다.

영화 '오케이 마담'은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날, 보러와요'(2016) 등을 연출한 이철하 감독의 신작. 로맨스부터 공포,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갔던 이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코미디, 액션, 첩보까지 장르를 총망라해 관객 앞에 내놓았다.

'오케이 마담'의 장점은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캐릭터 강한 인물들과 코믹한 상황, 말장난 등을 적극 활용해 크고 작은 웃음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낸다. 미영 가족을 중심으로 원정 출산을 떠나는 재벌 시어머니와 며느리, 안하무인 국회의원, 유명 영화감독, 신혼부부 등 다양한 인물들을 곳곳에 배치해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유연하게 상황을 이끌며 인물들 간 호흡을 만들어가는 구성도 알차다.

또 인상 깊은 점은 끊임없이 웃음 요소를 만들면서도 누군가를 소외하거나 약자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억척스럽게 그려질 수 있는 미영을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허점투성이인 승무원 현민(배정남 분)은 중요한 조력자로 구성하는 등 인물 간 연결고리로 모난 점을 보완하고 '임무'를 부여해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테러리스트 철승과 신원 미상 승객까지 '호감'으로 비추려 많은 애를 쓴 모양새다.

비행기라는 한정적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액션도 '볼 맛' 난다. 한정적 공간이지만 미영이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장소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했다. 좁은 기내를 적극 이용한 액션 에피소드도 다양하고 연결점도 매끄럽다. 수건, 잡지, 카트 등 기내 물품으로 펼치는 액션은 효율적으로 느껴지기도.

분명 이야기의 짜임새나 설정 등 성기고 어설픈 구석도 있다. 하지만 '오케이 마담'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고 전달력도 좋다. 등장인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웃음을 만들어내는 구간이 매우 자연스러운데, 관객이 깊은 고민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창작자가 오래 고민한 흔적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도 즐겁다. 배우 엄정화, 박성웅, 정수빈의 연기는 조화롭고 사랑스럽다. 기내 승객들도 빠지는 데 없이 출중하다. 김혜은, 배정남, 정만식, 전수경 등 배테랑 배우들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고 카메오로 출연한 김남길도 제 몫을 다해냈다. 테러리스트 역의 김규백도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속 시원한 액션과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까지.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지친 관객들이 가장 기다렸을 법한 작품이다. 12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00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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