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국 경제 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는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내부적으로 '타산(塔山)'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미 관련 자국 기업과 협력을 체결해 미국 기술이 완전히 필요 없는 45나노미터(nm) 반도체 칩 생산라인을 올해 안으로 완공할 방침이다.
타산이라는 이름은 중국내 항일 전쟁 이후 벌어진 국공 내전의 중요한 전투 중 하나인 랴오시·선양 전투(랴오선전투)에서 동북야전군이 국민당에 대응·방어작전을 펼쳤던 지명에서 따왔다.
당시 동북야전군은 수적으로 국민당에 밀렸음에도 산과 바다 사이에 위치한 타산의 지리적인 이점 덕분에 결국 승기를 거머쥐었다. 화웨이가 미국이라는 강한 '적'을 만났지만 타산과 같은 '보호 장벽'을 구축해 자급자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난니완 프로젝트에 이어 발표된 프로젝트다. 난니완 프로젝트도 미국에 대한 의존 없이 완전한 기술 자급화를 실현하는 게 목표다. 먼저 화웨이 노트북 PC와 스마트TV 제품인 '즈후이핑(智慧屏)', 사물인터넷(IoT) 기반 제품을 미국 기술로부터 완전히 디커플링(탈동조화)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의 공급업체들이 미국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못 하도록 하는 추가 제재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화웨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와의 거래까지 끊겨 반도체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위 CEO는 반도체를 전면적으로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EDA, 반도체칩 IP, 소재설비, IC제조, 포장 영역 등 기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반도체 100% 자급화를 시사했다.
화웨이는 반도체 공정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 팹리스(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 TOP10에 이름을 처음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실리콘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하며 인피니온을 제치고 세계 10대 반도체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