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00만건 아래로 내려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줌해지면서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2일∼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96만3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110만건보다 훨씬 적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00만건 아래로 내려간 건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한 3월 중순 이후 약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업대란이 정점을 찍었던 3월 말에는 687만건에 달한 적도 있다.
최소 2주간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550만건을 기록, 직전주보다 60만건 줄었다. 4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같은 고용지표 개선은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이 다소 주춤한 상황과 맞물렸다. 경제회복이 코로나19 통제 여부에 달려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앞선 부양책에 따른 주당 600달러의 실업지원 프로그램이 지난달 31일로 끝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충분한 실업지원이 사람들의 구직활동을 막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주요 외신은 이번 결과가 미국 고용시장 회복을 가리키는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만 해도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22만건 수준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메이어 이코노미스트는 "방향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수치는 여전히 높다"며 "3월 최악의 충격 이후 100만건 아래로 내려가는 데 5개월이나 소요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 수치는 미국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져있음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와 고용회복이 계속되면서 추가 재정부양책이 신속히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백악관과 민주당은 부양책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통화정책조사 총괄은 "실업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이지만 여전히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실업수당을 신청하고 있다"며 "이것이 추가 부양책 논의의 시급성을 떨어뜨릴까 우려스럽다. 현재 미국 경제는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