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미는 마치 거북이 같다. 토끼 같은 동기들 사이에서 우승을 향해 천천히 전진한다. 그러나 입가에는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런 그는 14일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2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 둘째 날 결과 버디 4개, 보기 1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 양일 합계 8언더파 136타로 오후 조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2위에 올랐다.
안쪽(10번홀)으로 둘째 날을 출발한 이소미는 첫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았다. 시작이 좋았다. 2온에 성공했고, 3.6야드(약 3.2m) 거리의 퍼트를 단박에 떨궜다. 17번홀(파3)까지 파를 기록한 그는 18번홀(파4) 버디를 추가했다.
두 타를 줄인 채 바깥쪽(1번홀)으로 걸어간 이소미는 3번홀과 6번홀(이상 파5) 버디 2개를 추가했다. 8번홀(파3)에서는 1온 3퍼트로 보기를 범했다. 전날과 동일한 양상이었다. 전날에는 후반부였던 17번홀(파3)에서 1온 3퍼트로 보기를 범했다. 이에 대해 이소미는 “8번홀 홀까지 거리는 네 발 정도됐다. 퍼트가 어제 보기 할 때와 마찬가지로 길었다. 3퍼트에 대한 부분은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소미는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이다. 당시에 ‘신인 돌풍’이 불었다. 그러나 화려했던 동기들의 이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신인왕 랭킹도 조아연(20·1위), 임희정(20·2위), 박현경(20·3위)에 이은 4위였다.
그의 목표는 첫 승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승자에 성공한 동기들에 비하면 다소 초라하기 때문이다. 조아연은 지난 시즌 2승을 거뒀고, 임희정은 메이저 1승을 포함해 3승을 쌓았다. 박현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빛을 봤다.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과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우승으로 첫 승과 다승을 기록했다.
이소미는 대회 첫날 클럽하우스 입구에 비치된 트로피를 만지작거렸다. 우승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욕심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그는 최근 '우승'에 마음가짐을 바꿨다. 이소미는 "지난 6월 BC카드·한경 대회에서 첫 승에 실패하고 나서 부모님과 함께 우승과 첫 승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천천히 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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