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22)가 고대하던 우승을 일궜다. 그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 트로피에 출전한 선수들의 승수를 듣고 자극을 받았다.
박민지는 16일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2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마지막 날 결과 버디 5개, 보기 한 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바깥쪽(1번홀)으로 마지막 날을 출발한 박민지는 2번홀(파4) 버디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101야드(92m)에서 날린 공이 깃대와 1.7야드(1.5m) 거리에 딱 붙었다. 부드러운 퍼트와 함께 버디를 기록했다.
9번홀(파4)부터 14번홀(파5)까지 답답함이 이어졌다. 파 행진을 이어갔다. 점수를 줄이지 못해 푹푹 찌는 날씨처럼 답답했다. 15번홀(파3) 단비와도 같은 버디가 나왔다. 6홀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133야드(121m)를 날아간 공은 깃대와 2야드(1.8m) 거리에 멈췄다. 부드러운 퍼트와 함께 깔끔한 버디. 16번홀 파, 17번홀 버디에 이어 18번홀 파를 기록했다.
이날 4타를 줄인 박민지는 13언더파 203타로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사흘간 선두를 유지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기록됐다. 우승 확정 직후 동료들은 그를 향해 달려오며 물세례를 퍼부었다. 이 우승으로 박민지는 2017(1승)·2018(1승)·2019(1승)년에 이어 KLPGA 투어 통산 4승을 쌓았고, 타이틀 방어(2019년 이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민지는 "올해 성적이 굉장히 좋았다. 우승이 없어서 많이 조급했다. 이번 대회 우승과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어 박민지는 우승이 조급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목표가 20승이다. 1년에 1승씩 하면 오래 걸린다. 목표에 부합하지 못해서 그랬다. 신지애(32) 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57승을 했다.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 트로피에 갔을 때 선수들의 우승 수가 많아서 작아졌다. 그래서 우승이 간절해졌다. 우승 욕심을 표출해야 했다. 잘 때마다 '내일 우승할 수 있다'고 되뇌면서 잤다. 간절하니 이루어졌다"고 했다.
이날 박민지는 티박스에서 평균 246야드(224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8.57%(11/14), 그린 적중률은 77.78%(14/18)의 통계치를 냈다. 퍼트 수는 28개로 4타를 줄이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 시즌 타이틀 방어는 두 번 나왔다. 첫 번째는 지난 2일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였다. 지난 시즌 동일한 대회에서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36홀(2라운드 축소) 우승을 차지했던 유해란(20)이 이번엔 한 라운드 늘어난 72홀(4라운드) 우승을 차지해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마지막 날 결과 이정은6(24)는 11언더파 205타로 2위에 올랐다. 김효주(25)는 10언더파 206타로 장하나(27), 최예림(21) 등과 나란히 공동 3위에 위치했다.
둘째 날 박민지와 선두 그룹을 형성한 구래현과 송가은(이상 20)은 힘을 쓰지 못했다. 구래현은 한 타만을 줄여 공동 3위로 두 계단, 송가은은 4타를 잃어 5언더파 211타 공동 30위로 29계단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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