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우리가 해방 이후에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완료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은 있었던 것"이라며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친일 잔재 청산)을 차분하게 따져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라고 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친일 잔재 청산이 충분치 못했다는 문제의식은 광복회장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이고 더구나 그분은 독립유공자 단체인 광복회장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의식을 말할 수는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누구 누구라고 말할 자리인지는 논란의 여지도 있다"고 했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민주정의당에 몸담았고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 회장의 이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으로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는가"라며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친일파들은 물론이고 군부독재, 학살정권의 부역자들도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KBS라디오에 출연, "사실 그것(민정당 당직자 생활)을 가지고 제가 생계를 꾸리고 젊은 시절에 가정을 꾸려나갔다"면서 "저는 과거 지울 생각이 없다. 그런데 반성하고 그 반성으로 원죄가 있기 때문에 더 충실하게 살아왔다. 이번에 제가 친일 청산을 외치는 것도 그런 원죄가 있기 때문에 원칙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 회장의 발언으로 국민 분열이 조장되고 있다는 것. 김은혜 대변인은 "유신에 참여하고 전두환 신군부에 협력했으며 또 문재인 정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위인이라 칭송한 뒤 광복회장이 된 김 회장"이라며 "그의 발언 직후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 치고 있다. 증오의 굿판을 벌여 다시 이 나라를 정쟁의 제단에 바치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역사의 아픔만 긁어모아 국민분열의 불쏘시개로 삼는 선동가를 이번에도 침묵의 동조로 그냥 넘기실 것인가"라며 "코로나에, 부동산에, 온 국민이 지쳐가는데 또 다시 갈등의 포연 속에 나라를 밀어넣을 셈인가. 역사는 정치의 희생양이 아니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