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7일 “현재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에는 지금껏 진단되지 않았던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누적돼 있는데 코로나19가 서울·경기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간 무려 745명이 쏟아져나왔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97명 추가됐다. 14일 103명, 15일 166명, 16일 279명에 이어 나흘째 세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수도권은 이미 전날(1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들어갔다.
정 본부장은 “최근 특히 집단발병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종교시설과 관련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종교활동 모임을 통해 발생한 감염이 비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콜센터, 어린이집, 요양병원 등 다양한 장소로 (확산하며) 2차 감염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n차 전파’의 위험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전 대구·경북이나 이태원·쿠팡 때하고는 다르게 방역이 좀 더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앞서 사례는 숫자는 많지만 단일 감염원에서 확산된 반면, 지금은 6개월 동안 누적돼왔던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산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고 있고,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미분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 본부장은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단계’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바로 유행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해 의료시스템의 붕괴, 또한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지만, 방심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국민 모두가 ‘위기’라고 경각심을 가지고 가족의 건강, 우리들의 소중한 일상, 경제를 지키기 위해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매 순간 실천하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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