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만 1200만원" 예비부부 울린 예식장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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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8-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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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강화 됨에 따라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단체 모임·행사가 전면 금지되면서 위약금을 물고 결혼식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결혼식 연기·취소 시 발생하는 위약금을 면제해달라고 예식업중앙회에 요청했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전역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강화하고, 이날 오전 0시부터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수도권에서 하객이 50명 이상 모이는 결혼식은 취소·연기해야 한다. 사실상 하객 없는 결혼식을 치르거나, 결혼식을 취소·연기 해야하는 셈이다.

문제는 위약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른 집합 금지 명령, 시설 운영 중단, 업소 폐쇄는 위약금 면책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위약금 면책사유에 포함되지 않아 다툼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식을 취소하고 싶은데 위약금 1200만 원을 내라고 합니다. 예비부부들 손해가 크지 않게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일반적으로 예식장은 비용 보전을 위해 250~300명의 최소 보증 인원을 두고 계약한다. 하객이 계약 인원보다 적게와도 식대를 모두 지불해야 하는 불공정 계약이다.

예식장은 평균적으로 최소 3개월에서 1년 전에 예약 일정을 잡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연기 또는 취소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코로나 재확산 위기감이 고조되던 지난 14일 국민청원 청와대 게시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시 정부에서 결혼식 손실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사진=국민청원 게시판]


자신을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라고 밝힌 청원인은 "신랑, 신부에게 정신적, 재산적 피해까지 떠넘기지 말아 달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예식장 기존 계약 무효 처리가 가능하도록 정부에서 대책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몇몇 정부 부처가 방역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외식비 지원, 숙박대전 등 소비촉진을 독려하면서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예식장 직원을 제외하면 신랑, 신부가 초대할 수 있는 하객 수는 최대 40명 뿐인데 신랑, 신부는 1000만 원이 넘는 돈을 예식장에 지불해야 한다"며 "계약 당시 보증 인원 200~350명(혹은 그 이상) 분은 무조건 결제해야 하는 조항 때문"이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청원인은 '위약금 없는 결혼식 취소·변경', '보증 인원 계약 무효 처리', '식사 취소 시 예식장에서 식대에 상응하는 답례품 제공' 등의 방안을 건의했다.

그는 "평소 가던 뷔페 안 가면 그만이고, 영화관 안 가면 그만이지만 신랑, 신부는 예식장과 계약한 보증 인원에 맞춰 식대를 전액 다 지불해야 한다"며 "외식 쿠폰을 발행하고, 영화 많이 보라고 할인권을 뿌리고 있다. 정부의 대책 없는 정책으로 왜 죄 없는 신랑, 신부가 손해를 입어야 하나"라고 글을 끝맺었다.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현재 3만 7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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