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G2 외교인사 상견례서 드러난 '남북 협력' 미·중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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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8-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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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하이밍, 양제츠 방한 앞두고 "韓 대북정책 적극 지지"

  • 해리스, 워킹그룹 재조정 제안에 "효율적인 매커니즘"

  • '시진핑 방한 조율' 中 양제츠, 21~22일 부산 방문예정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주요 2개국(G2) 주한대사를 연이어 접견하고 정부의 남북 교류협력 구상 추진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남북 대화 복원과 한반도평화 조성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에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은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한·미워킹그룹’을 통한 남북 협력 논의 방식을 지지한다는 태도를 재확인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양제츠 방한 앞두고 우호관계 재확인한 한·중
이 장관은 19일 싱하이밍(邢海明)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언급하며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만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공동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공중 보건과 의료 분야 등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의 건설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특히 이 장관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접근하는 세 원칙인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 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을 일관되게 지켜왔다면서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도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중국 정부는 남북 및 북·미 대화를 지지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강조해왔다”며 향후에도 중국이 지속해서 협력해 줄 것을 기대했다.

싱 대사는 “중국은 한국과 한반도의 산과 물이 닿아 있고, 서로 우호의 정도 가깝다”면서 “한반도의 대화·평화·비핵화, 나아가서 번영과 발전, 최종적으로 평화 통일에 우리는 확고부동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금 유감스러운 것은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가 조금 경색됐다”고 우려하며 “해당하는 나라들은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중뿐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협상 주체인 북한과 미국도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싱 대사가 ‘해당하는 나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쌍두마차, 두 개의 바퀴처럼 끌고 가면 한반도 정세는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북·미를 언급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중국은 옆에서 끌어당기거나 밀어주면서 도와주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생각”이라면서 “구체적인 제안이 있으면 잘 청취하고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한국 정부와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싱 대사의 통일부 방문은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의 방한을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양 정치국원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초청으로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한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은 22일 부산에서 오전 회담과 오찬 협의를 통해 코로나19,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 상호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 온 연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도 조율할 방침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의 첫 면담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인영-해리스, 첫 만남서 ‘한·미워킹그룹’ 이견
전날 이 장관의 집무실을 찾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우리(미국)는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북한과의 관계 변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을 함께 추구한다”면서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남북 관계 걸림돌로 지적받는 한·미워킹그룹의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하자는 이 장관의 제안엔 “워킹그룹은 효율적인 메커니즘”이라고만 답했다. 이 장관과의 첫 만남에서 한·미워킹그룹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친 셈이다.

이 장관은 전날 해리스 대사에게 “한·미워킹그룹은 그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재편하면서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명확히 지향해나가야 한다”면서 ‘한·미워킹그룹 2.0 시대’를 언급했다.

그는 ‘한·미워킹그룹 2.0 시대’가 도래하면 “워킹그룹이 남북 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해리스 대사에게 함께 이 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한·미워킹그룹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수혁 주미(한국)대사도 말했듯 효율적인 메커니즘”이라면서 워킹그룹을 통한 남북 협력 논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현재의 한·미워킹그룹 운영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 이 장관의 제안에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자 동맹국으로서 미국은 남북협력, 그리고 남북협력 방법을 워킹그룹을 통해 찾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이것이 한반도에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한·미워킹그룹 지지 이유로 들었다. 
 

해리 해리스(오른쪽) 주한 미국대사가 싱하이밍(왼쪽) 주한 중국대사와 함께 지난 7월 22일 서울 중구 미국대사 공관 '하비브 하우스'에서 밝은 모습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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