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넥쏘가 내년 1분기 인도에 출시된다. 먼저 인도 수도인 뉴델리 지역에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를 설치해 판매한 뒤 향후 인도 전역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현대차는 충전소 설치 등을 놓고 정부와 현지 기업과 조율 중이다. 차량은 완전 조립 방식(CBU)으로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 반조립(CKD)방식보다 차량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 내에 형성돼 있는 프리미엄 시장과 관용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넥쏘는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609㎞에 달한다. 물 이외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 미세먼지 저감, 공기 정화 효과를 갖춰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로 불린다. 넥쏘 1대 운행 시 성인 43명에게 필요한 공기를 정화하고, 1만 대 운행 시 나무 6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수준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낸다.
이 같은 넥쏘의 성능으로 인도 정부가 수소차 보급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 정부는 최근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비율이 증가하면서 친환경차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넥쏘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모디 총리는 '제2회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에서 넥쏘를 체험해 본 뒤 공기정화 능력을 극찬하며 "인도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동시에 투입할 경우 13억 규모의 친환경차 시장에서 '투트랙'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유럽 등 친환경차 선진국은 투트랙 전략이 대세다. 넥쏘가 출시될 경우 당장 대중화가 어렵더라도 관용차 등을 통해 향후 시장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 규모의 자동차 시장이다. 특히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도 35대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어서 성장 잠재력도 높다. 또한 최근 인도 내에서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2025년까지 인도 중산층은 4억47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등 환경오염을 개선하기 위한 제품 판매도 늘고 있다.
단, 향후 현대차도 수소차 대중화를 위해 수소의 가장 큰 단점인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현지 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날 호주에서 직접 수소 생산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운송 등 인프라를 발굴해 저렴한 가격에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소가격의 거품을 빼고 지난해 호주에 출시된 넥쏘의 대중화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향후 인도 시장에서도 수소차 증가 추이를 지켜본 뒤 현지 기업이나 연구기관과 협업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202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친환경차 지원금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수소차의 경우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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