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에 등장한 '한동훈'… 김경록 PB는 왜 검찰에 협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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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8-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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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이름이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등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PB가 재판에 나와 정 교수의 하드디스크를 임의제출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의 이름이 나왔다.

김 PB는 "당시 알고 지내던 KBS 기자가 '한동훈이 너네를 유심히 보고 있다'는 얘기를 하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검찰 수사에 압박감과 위협을 느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자가 말했다. "한동훈이 지켜본다"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심리로 20일 열린 정 교수에 대한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이같이 발언했다.

김 PB는 지난해 9월 6일 정 교수가 기소된 이후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에서 가지고 나온 컴퓨터에서 엄청난 것이 나왔다는 보도가 쏟아진 것이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알고 지내던 KBS 기자가 자기들끼리는 '조국은 이미 나쁜 놈'이라고 얘기했다"며 "자신이 (조국 측에) 당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순순히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기자가 김 PB에게 "한동훈(당시 반부패부장)이 너의 죄를 엄격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 결정적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

이후 김 PB는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본체와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임의제출을 한 이후 김 PB는 부장검사실에서 수사팀과 같이 도시락을 먹은 적도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검사가 말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너를 버리지 않겠다"
그는 검찰에 공식적으로 16~17차례 출석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기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은 없지만 "좋은 관계 유지해서 가면 우리는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PB는 이후 진행된 정 교수의 임의제출한 하드디스크 포렌식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2~3일씩 걸리는 포렌식 과정을 참관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당시 수사관이 '포렌식에 참여할 필요가 있냐'며 참여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쓰라고 종용했기 때문이다. 

김 PB는 "포렌식에 참관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거기 갔는데 예상시간이 2~3일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수사관들이 이거 끝까지 보고 있을 거냐, 나중에 재판 가서 증거채택 안 하면 그만이니까 그냥 동의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당시 평일이었기 때문에 수사관의 얘기를 듣고 포렌식에 참관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썼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가능한 시간으로 다시 지정하는 등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게 김 PB의 말이다.

이 과정에서 김 PB는 '증거기록'만 받았고 압수목록 등은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김 PB에게 '정 교수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하드디스크를 교체해달라고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냐고 여러 차례 캐물었다. 그는 자신의 재판에서 여러 차례 대답했다면서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했다.

앞서 김 PB는 자신의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김 PB가 적극적으로 범행한 근거로 김 PB가 지난해 8월 정 교수로부터 하드디스크를 건네받을 때 정 교수와 나눴던 대화를 들었다.

당시 김 PB는 정 교수에게 "(하드디스크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해드릴까요"라고 물었지만 정 교수는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많으니 잘 간직하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어 재판부는 김 PB가 구속을 염려해 정 교수로부터 받은 하드디스크를 자신의 헬스장 개인 사물함에 보관했지만, 검찰이 김 PB 휴대전화에서 PC사진을 발견해 추궁하자 그제야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한 점도 적극적인 가담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날 김 PB는 헬스장 개인 사물함에 보관한 이유로 검찰에서도 진술한 바 있다며 "제가 구속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고, 재개발로 인해 이사해야 해서 교수님 물건은 따로 보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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