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인도 국방위원회가 발주한 약 7조원 규모의 잠수함 건조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총 6척 규모의 이번 인도 잠수함 입찰은 인도 국방위가 참여의사를 밝힌 각국 조선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정식 발송하면서 닻을 올리게 된다.
독일, 러시아, 스페인 등의 조선사들이 이번 입찰 참여를 예고한 가운데, 대우조선은 현지 건조 경험을 앞세워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도 국방위는 입찰 조건으로 인도 조선소와 협력해 일부 건조작업을 현지에서 진행할 것을 내세웠다. 군 잠수함 작업은 기밀유지가 생명인 만큼 현지 건조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대우조선은 이번 입찰 참여사 중 유일하게 2011년 현지에서 잠수함을 건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가 발주한 2조원 규모의 항모지원함(3척) 입찰도 대우조선이 노리고 있는 사업이다. 당초 2018년 한 차례 입찰이 이뤄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방예산이 삭감되면서 사업비 절감을 위해 영국 정부가 재입찰에 나선 상태다. 다만 현지 조선사업 보호 명분이 거센 터라 대우조선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약 7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 사업도 대우조선이 주목하는 사업이다. 대우조선과 한지붕 두가족 격인 현대중공업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나 총 6척의 KDDX 건조가 예정된 만큼 한 척당 최소 1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도 사활을 걸었다. 오는 10월 기본 설계를 담당할 회사가 결정된다.
대우조선은 해군이 주도한 이지스구축함 프로젝트인 KDX-Ⅰ·Ⅱ·Ⅲ의 수주를 모두 따낸 전력을 앞세우고 있다. 40여척의 함정을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줌왈트급에 준하는 선수 디자인과 4차 산업혁명 기반 스마트 기술을 대거 탑재한 스마트 함정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80여척의 국내 최다 함정 건조 경험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술적 우위는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보다 다소 앞선다는 게 업계 평가다. 대우조선의 함정 설계기술 전문 인력은 500명가량으로 현대중공업보다 많다. 두 조선사의 직원 수가 대우조선은 9000여명, 현대중공업은 1만30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대우조선이 상대적으로 특수선에 들이는 공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수선은 건조기간이 길지만 1척당 건조가격도 조단위라서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5배 수준에 달한다”면서 “각국 정부가 발주하는 만큼 최종 선박 인도거부 우려도 없어 특수선 기술 노하우가 많은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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