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거래액이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거래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20조원)를 돌파하면서 2015년 100억 달러 대비 10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증시들이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 차원으로 해외 증시에 눈을 돌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올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액(매수+매도액)은 총 1024억4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 해 해외주식 결제액(409억8500만 달러, 약 50조원)을 2.5배 넘어선 규모로 사상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해외주식 결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2011년 31억 달러에 그쳤던 해외주식 결제액은 2015년 13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6년엔 126억 달러로 조금 주춤했지만 2017년부터 연간 10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지난해 결제액은 409억 달러 수준으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하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연말까지 거래액은 더욱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주식뿐만 아니라 홍콩과 중국 증시 투자금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홍콩주식 거래액은 34억600만 달러에서 74억8800만 달러로 119.8%, 중국은 12억2600만 달러에서 24억1900만 달러로 97.3% 증가했다. 일본도 작년 11억9300만 달러에서 올해 20억7600만 달러로 73.9% 늘었다. 다만 유로시장은 5억1600만 달러에서 3억8200만 달러로 2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열풍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주식시장의 높은 상승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량한 기업과 시장에 투자하겠다는 개인들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저 세상 주식'이라고 불리는 테슬라의 주가 급등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에 불을 질렀다. 지난해 말만 해도 418.33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올해 6월 1000달러를 넘기며 ‘천슬라’가 된 후 2개월 만에 2000달러를 넘어서며 ‘이천슬라’가 됐다. 또 나스닥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면서 '만스닥'이 된 것도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열풍의 원인으로 꼽힌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소비회복 여력은 물론 인구구조와 정책 여력이 높아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 증시는 내년 매출 회복이 예상되고 테크와 헬스케어 등 신성장 산업을 다수 보유해 가격 부담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흔이 치유되기 전까지는 최선호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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