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과 따사로운 오후의 햇볕, 오늘따라 진하게 느껴지는 단골 카페의 커피 향은 가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자연이 보내는 신호를 오감으로 느낀 후에야 비로소 넘어가는 계절의 달력······.
처서를 지나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오기 시작할 즈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 중 하나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다. 연분홍색부터 흰색, 붉은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우는 가을 대표 들꽃 '코스모스'는 사실 가을보다 먼저 우리 곁에 다가온다.
한해살이풀이지만 워낙 생명력이 강해 한 번 심으면 그 자리에서 매년 피고 지기를 거듭한다. 마르고 척박한 땅에 생기를 불어넣는데 그만이라는 이 꽃이, 코로나로 인해 꺼져가는 척박한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면 좋겠다. 오늘따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람사르문화관 앞 제방을 따라 이어지는 창원 주남저수지. 가을이 무르익으면 탐방로 주변에 억새가 지천에 갈린다. 특히 10월 말쯤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수천 km 날아온 철새가 장관을 이룬다. 큰기러기, 쇠기러기,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와 재두루미, 큰고니 등도 이곳을 찾았다.
억새 군락은 인간과 자연을 나누는 경계처럼 저수지와 제방 사이를 따라 이어진다. 탐방로 중간쯤에 2층 탐조대가 있다. 2층에 오르면 주남저수지와 백월산의 자태가 어우러진다. 주남저수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탐조 공간이다. 주남저수지 한가운데 버드나무 한 그루가 그림 같다.
창원은 단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나는 고장으로 손꼽힌다. 주로 동읍과 북면 일대에서 단감을 재배한다. 단감을 주제로 조성한 창원단감테마공원, 단감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빗돌배기마을도 가볼 만하다.
창원단감테마공원에서는 창원 단감의 역사, 감식초와 감잎차, 단감빵, 단감즙 등 단감을 활용한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잔디광장과 초가동은 무료로 개방돼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맛있는 단감을 수확하려면 10월 말 이후에 찾아가는 것이 좋다. 그때쯤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은 사그라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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