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개미들은 고점에서 사서 저점에서 판다.” 외국인에 휘둘리며 주식시장의 들러리로 취급받던 개미들의 상황을 비꼬아 표현한 자조적인 말이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나오면서 2500을 향해 달리던 코스피는 지난 20일 2274까지 급락했지만, 다음날 동학개미들이 1조4500억원가량 매수하면서 2300선을 바로 회복시켰다. 과거 외국인의 매도 후 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벗어나 저점 매수 시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는 항상 지는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는 불변의 원칙을 깨뜨리고 있는 것이다. 외인에게 뺏긴 주권(株權)을 찾아오고 있다는 평가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정부가 위기 때마다 지키지 못했던 자본시장을 동학개미들이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국가가 해줘야 한다. 단순히 시장이 좋아진 틈을 타 세금을 거둬들일 궁리만 할 상황이 아니다. 국민들이 정확한 기업 정보를 통해 시장을 잘 읽고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주권 국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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