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부동산감독원' 내년 초 출범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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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8-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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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통령 발언 이후 신중론+주택청 신설 등 이견 속출

  • 혼란 속 홍남기 부총리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해" 제동

부동산감독원 설치 안건을 두고 당정에서 이견이 속출하면서 조직 출범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화두를 던진 후 2주가 지났지만, 아직 기초적인 방향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8·4부동산대책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 = 유대길 기자]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원내 부대표는 "현 조직을 확대 개편할지 새롭게 창설할지, 정부 또는 의원 입법으로 갈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허 의원은 "국토부에서 부동산감독원을 출범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단 정부 부처(국토부-기재부) 간 이견은 아직 조율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지난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감독원 설치에 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히 많아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동을 건 후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얘기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총리실 소속 국민주거정책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하면서다.

각 부처에 흩어진 주거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를 만들자는 주장인 만큼 부동산감독원과 업무영역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 일정이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도 "부동산 투기 근절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전 국민을 감시하는 듯한 기구 설립을 꼭 해야 하냐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각종 부동산대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성급할 뿐 아니라 일부 국민을 적대시하는 듯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모습이다.

김진애 의원은 부동산감독원보다는 주거복지와 관련 정책 관리를 아예 전담하는 주택청을 신설해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부동산대책 실효성을 위해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후 2주 만에 신중론에 이어 '국민주거정책위'와 '주택청' 안건까지 나온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김부겸·김진애 의원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재차 부동산감독원 출범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장관은 "상설 부동산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라며 "불법·편법 거래가 많은데, 제재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 제대로 (제재)하려면 기구를 두는 것이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감독원의 모태인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에서 현재 15명의 인원이 수천건에 달하는 부동산 거래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건 없다"며 "부동산감독원 논의에 따라 현재 논의 중인 불법행위대응반 충원 문제도 갈피가 정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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