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G유플러스 이름 가렸더니 Z세대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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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8-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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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진 LG유플러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장

  • '부캐' 플 계정 만들어 인스타·유튜브 등에서 Z세대와 소통

  • "긍·부정 댓글 모두 귀담아듣고 서비스에 반영할 것"

[사진=LG유플러스의 부캐 '플' 광고 영상 화면 갈무리]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에서 눈길을 끈 광고가 있다. 친구 자취방, 학교에서 20대가 듣게 되는 일상 속 이야기를 모아놓은 영상인데, '플'이라는 단어 하나가 덩그러니 떠있다. 특별한 주제도 없고 광고주 이름도 적혀있지 않은 '이상한' 광고였다.

'플'은 LG유플러스의 '부캐(부캐릭터)'다. Z세대 이용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각기 다른 콘셉트의 여러 부계정을 동시에 운영하며 '멀티 페르소나'를 드러내는 것을 즐기는 데서 고안한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의 아이디어다.

이 영상에선 Z세대 특유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LG유플러스라는 이름은 과감하게 지우고 부캐 이름인 '플'만 내걸었다. 이들 세대가 평소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전략도 숨어있다. 27일 김희진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희진 LG유플러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왜 Z세대에 주목할까. 최근 LG유플러스는 Z세대 고객들을 만나 이동통신사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조사해봤다. 이들은 '특별히 선호하는 통신사가 없다'는 답을 내놨다. 김 팀장은 "부모님과 결합상품에 같이 가입해서 쓰는 경우가 많아 직접 이동통신사를 비교해가며 가입한 경험이 많지 않다"며 "Z세대는 모바일에 익숙하다 보니 통신을 일상에 필요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물과 공기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Z세대는 디지털 서비스를 능숙하게 다루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도 불린다. LG유플러스를 포함해 통신사들이 이들 세대를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 이통3사는 무선 서비스를 넘어 게임과 클라우드, 영상 콘텐츠 등 비무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의 핵심 이용자들도 Z세대다.

김 팀장은 "Z세대는 디지털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새로운 세대"라며 "현재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가치를 창출하려 노력하는데, 마케팅 관점에서도 Z세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는 게 필수"라고 설명했다.

플 프로젝트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내 '플뜯어먹는소리' 영상 공개를 시작으로, Z세대의 주요 관심사인 취업과 등록금과 같은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플뜯어먹는소리' 영상 주제에 대한 의견 데이터를 수집해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한다.

'플'이라는 이름만 노출된 광고에 줄줄이 달린 댓글 반응은 반으로 나뉜다. 중독성 있다는 반응과 무슨 광고길래 계속 뜨냐는 부정적인 댓글도 있었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은 부정 댓글을 남긴 이용자들에게 따로 메시지를 보내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를 묻고 있다. 한 이용자는 "Z세대는 검색하는 것에 익숙해서 궁금한 게 바로 해결이 안되면 답답해서 참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Z세대다운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LG유플러스는 Z세대를 겨냥해 서비스 각 분야에서 새로운 소통을 시작한다. Z세대 고객에게는 웹툰이나 라이브 커머스 등을 활용해 이미지와 영상으로 복잡한 이동통신 요금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Z세대 전용 요금제나 서비스 출시도 논의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플'을 Z세대의 '찐친(진짜 친구)'으로 만들 때까지 기한없이 진행된다. 김 팀장은 "부캐 '플'을 Z세대가 친근하게 느끼는 또 다른 LG유플러스의 캐릭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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