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발동 코앞에 의사 파업으로 피눈물 흘리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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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8-2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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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종합병원들 수술 및 입원 축소하며 환자 불편 가중

  • 정부-의료계, 파업 책임 두고 진실게임…국민 건강권은 실종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벗어놓은 가운 앞으로 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집단 파업에 들어가면서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병원을 찾았던 환자들은 외래진료 거부와 수술일정의 무기한 대기로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이날 신종 코로나비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20명으로 사흘 만에 다시 300명대를 넘어서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가능성의 대두에 따른 혼란이 겹쳐 국민적 공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은 수술이 평소보다 30~40% 줄어들었다. 이날 병원을 찾은 30대 A씨는 외과 수술 일정을 문의했다가 다음 달 초를 넘겨야 한다는 얘기에 발길을 돌렸다. 그는 “의료 파업으로 내가 피해를 보는 당사자가 될 줄 몰랐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하루 평균 200여건의 수술을 진행하는 서울아산병원도 이날 수술을 40%가량 줄였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일평균 외래환자 수가 1만2000명 정도 되는데, 앞으로 10% 줄여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도 전공의 파업 이후 입원 및 수술이 절반으로 줄었다. 기존에 확정된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대신 신규 수술을 잡지 않으면서 평소 120건에서 60~65건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이날 기준으로 입원 및 수술이 34%가량 줄었다.

전공의는 물론 전임의까지 이번 파업에 가세하면서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교수들의 피로 누적 역시 문제다. 복수의 병원관계자는 “병원의 대책이란 게 환자 수를 줄이거나 교수들이 현장에서 장시간 일하는 것”이라며 “아침에 출근해 다음날 아침에 퇴근한다. 파업 장기화로 24시간 동안 일하다 환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불편이 현실화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료계 파업에 강력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의료계의 2차 총파업과 관련해 “원칙적 법 집행을 통해 강력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비상진료계획을 실효성 있게 작동해 의료 공백이 없도록 하고,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한 설득 노력도 병행하라”며 청와대의 비상관리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의료계가 현장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파업의 책임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을 중단하는 대신 의료계가 집단휴진을 철회하기로 한 의·정 합의가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최대집 의협회장은 “일부 언론과 정부에서 말하는 '정부 제안문'은 의협과 정부가 함께 제시한 합의문이 아니며, 협상 과정에서 정부 측에서 먼저 제안한 내용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후배 의사 단 한명에게라도 행정처분이나 형사고발 등 무리한 행정조치가 가해진다면 전 회원 무기한 총파업으로 강력히 저항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수도권 병원 전공의·전임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할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 병원 관계자는 “양쪽 모두 강대강 전략을 취하면서 결국 환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양보 없는 싸움에서 국민 건강권은 잊힌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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