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IT 공룡을 이끄는 수장들의 자산이 놀라운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26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약 274조원)를 넘어서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2020억달러로 집계된다. 세계 2위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보다 자산이 780억달러나 많다.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아마존 지분 4%를 받은 맥킨지 스캇의 자산도 662억달러를 찍었다. 부자 순위로 따지면 전 세계 여성 가운데 로레알을 상속받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에 이어 2위고, 남녀를 합쳐서는 13위다.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비접촉 시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상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86%나 뛰었다. 시가총액은 1조7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테슬라 주가가 고공행진 한 덕에 자산이 1010억달러를 기록, 1000억달러 부자 반열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자산이 736억달러 불어났다. 이달 앞서 1000억달러 부자 대열에 먼저 합류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자산은 26일 1150억달러로 집계된다.
부자들의 놀라운 자산 축적은 미국이 역대 최악의 경기 위축을 겪고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상황과 맞물린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빈부격차 실태를 보여준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맞물려 진보 좌파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태세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달 앞서 '억만장자 불로소득세' 법안을 발의, 최소 10억달러 이상 순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에게 올해 3월1일부터 연말까지 늘어난 자산 증가분에 대해 60% 세금을 매기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억만장자들의 가파른 부의 증가가 자수성가를 통해 이룬 정당한 대가이므로 왈가왈부할 사항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그레이트힐캐피털의 토마스 헤이즈 회장은 블룸버그에 "머스크와 베이조스를 보자면 이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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