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적반하장’, ‘음모론’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전광훈 사랑제일목사 등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방역조치 방해 행위를 정면 비판했다.
이에 기독교 측은 “정부 관계자들께서 교회와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기한 없는 예배 금지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력기구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그로 인해 온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고 생각한다”면서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교회의 방역 방해 행위들을 기독교계가 나서서 바로잡아달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대다수 교회가 정부의 방역 지침에 협력하면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해주는 데 감사를 표하면서도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예배나 기도가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면서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청취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교회 예배자 중에 감염자 많이 나오게 돼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먼저 대통령과 언론이 기독교의 특수성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교회는) 피라미드 구조와 중앙집권적인 상하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연합회나 총회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2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에서의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면서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수보 회의에서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그와 같은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공권력의 엄정함을 세우겠다”고 종교계에 경고장을 날렸다.
김 회장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종교인”이라며 “지금까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여러 역할은 물론 실제적인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회장은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 협조 당부에도 “교회는 정부의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체 교회를 막는 형식은 오래가지 못한다”면서 “정부도 부담이 될 것이고 교회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온라인 예배에 어려움이 있는 개척 교회와 농어촌 교회가 전체 교회의 70% 이상이라는 현실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다.
김 회장은 “집회 인원을 교회 간 좌석 수에 따라 유연성 있게 적용하자”면서 “교회당 단위 면적에 따라 일정한 숫자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하면 안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기독교 측은 남북 평화대로의 수축, 종립학교의 사학법 개정안,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교회가 갖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런 점에 대해서도 대통령님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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