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에 달하는 수분양자를 각기 다른 날짜와 시간대별로 나눠야 하기에 이론적으로 당첨 후 1년 뒤에야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9일 본지가 부동산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분양하는 1000가구 이상 단지는 전국 78곳(14만7970가구)에 달한다.
규모가 가장 큰 단지는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이고, 인천시 '청천2구역재개발(5050가구)', 부산시 '레이카운티(4470가구)' 및 '온천장 래미안(4043가구)' 등이 뒤이었다.
건설사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 경우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계약자가 현재 100명 수준에서 30명 이하로 감소하게 된다.
이 속도라면 1000가구 규모 계약을 끝내는 시간은 한 달을 넘기게 된다. 둔촌주공 같은 초대형 단지의 경우 400일 이상 걸리는 수준이다.
다만 민감한 계약정보가 담긴 등기 우편이 유실되면 개인정보 유출뿐 아닐 사고 내용을 언론에 공표해야 하는 등 위험부담이 큰 실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단지가 클수록 유실될 가능성이 커서 등기로 계약을 체결하기가 어렵다"며 "3단계 시 아예 모델하우스 개관 일정을 늦추는 방향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건설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방법으로 모델하우스를 크게 지어 수용 가능한 인원과 계약 기간을 함께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계약자 외에 직원들을 포함해 10명 이상의 모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델하우스 내부를 여러 방으로 쪼개서 개발 창구로 이용하는 방법도 거론됐다.
2000가구 규모 계약을 앞둔 모 건설사는 "현재 시간당 10명, 하루에 100여명 정도의 계약을 소화하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올라가면 아예 공급시기를 미루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단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이 늦어지면 공사대금을 치르는 데 지장이 생길 수 있다"며 "대금을 치르지 못하면 하도급사들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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