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도 당한 애플 '수수료 고지' 금지 정책에 화난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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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08-3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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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내결제시 '애플이 30% 갖는다' 못 밝혀…합리적인가"

  • 유료이벤트 도입한 페이스북도 iOS 앱에 직접 못 밝혀

  • '비싼iOS, 저렴한웹' 차등화도 금지…동일하게 인상해야

한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앱스토어의 30%의 수수료와 관련된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릴 수 없도록 막고 있는 애플의 정책을 공개 성토했다. 아무리 애플이 앱스토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해도 개발자가 사용자와 소통하는 방식까지 강제할 권리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최근 애플이 자사 사용자에게 30% 수수료 관련 안내를 하려던 페이스북의 앱 업데이트를 막았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낳았지만, 해당 개발자의 성토는 애플이 전부터 엄격하게 앱 개발자들에게 30% 수수료 고지를 금지시켜 온 것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AP·연합뉴스]


웹 개발자 카일 심슨(Kyle Simpson)은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플과 그 앱스토어 정책을 지지하는 누구든지, 앱 사용자에게 그의 앱 내 결제 금액 30%를 애플이 갖는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는 애플의 정책이 왜 합리적인지 내게 설명해 주겠느냐"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간 앱은, 모든 앱 내 결제 금액에서 30%의 수수료를 떼인다. 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애플이 갖는 몫이다. 그리고 실제로 애플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앱 사용자들에게 이 수수료와 관련된 사실을 알리는 걸 금지한다. 검수 절차를 통해 그런 문구나 기능이 담긴 앱에 퇴짜를 놓고 있다.

IT거인 페이스북도 최근 이런 일을 겪었다. 자사의 iOS용 모바일 앱에 인플루언서와 아티스트들이 유료 온라인 이벤트를 열고 참석자가 지불한 금액으로 수익을 갖게 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런데 참석자의 지불 금액 중 30%를 애플이 갖는다고 안내한 앱이 검수를 통과하지 못해, 이를 뺀 버전을 출시해야 했다.

페이스북의 유료 온라인 이벤트 기능은 코로나19 사태로 라이브 공연이나 실황중계 등의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관련업계 사람들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취지로 소개됐다. 사람들이 이 취지에 동감한다면 자기가 지불한 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분될지 알고싶어할 수 있는데, 애플은 이를 막은 것이다.

계정명 '@tommyisfishing'이 "애플은 그런 고지를 포함한 앱을 앱스토어에서 제거하느냐"고 묻자, 심슨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아니면 애초에 승인을 거부한다"며 "바로 그런 이유로 페이스북 앱 업데이트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tommyisfishing은 "와, 그런 게 정책일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 했다.

심슨의 설명에 따르면, 애플은 개발자가 iOS 앱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상품을 개발자가 직접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같은 다른 곳에서 더 저렴하게 팔 수조차 없게 한다. 예컨대 자신의 사이트에서는 '0.99달러'에 팔고 iOS 앱 안에서는 애플의 수수료를 감안해 가격을 높인 '1.43달러'에 파는 건, 앱스토어 정책 위반이다.

심슨은 "그것(iOS 앱에만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그들의 정책에 위배된다"며 "모든 곳에서 하지 않는 한, 가격을 30% 인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트위터 계정명 '@green_rockb'가 "당신이 못하는 건 '(판매 가격이) 더 저렴한 곳으로 가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심슨은 "iOS에 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높다고 (사용자에게) 말할 수 없고, 힌트조차 줄 수 없다"면서 "1.29달러같은 가격은 0.99+30%를 청구한다는 힌트여서, 그 역시 (심사에서) 거부돼 왔다"고 설명했다.
 

[사진=카일 심슨 트위터 캡처]


페이스북의 유료 온라인 이벤트 기능의 사례도 마찬가지였다. 이 기능을 통해 이벤트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iOS 및 안드로이드 모바일 앱과 페이스북 웹사이트에서 참가권을 구매할 수 있는데, 어디에서 결제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이벤트의 주최자에게 돌아가는 정산 금액이 달라진다.

사용자가 이벤트 참가권을 페이스북 iOS 앱 또는 안드로이드 앱에서 앱 내 결제로 구매하면 참가자가 내는 돈의 70%가 주최자에게 지급되고, 나머지 30%는 플랫폼 제공자인 애플과 구글에게 수수료로 지불된다. 반면 페이스북 웹사이트의 '페이스북 페이' 기능으로 결제시 결제금액 100%가 주최자에게 지급된다.

심슨은 "왜 (애플의) 수수료에 따라 가격을 인상한 다음 그걸 사람들에게 말하면 안 되느냐"며 "애플이 너무 나빠보이는 걸 두려워하는 것인가" 물었다. 또 "나는 현금보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물건값이 더 비싼, 수수료 비용을 내게 전가하는 수많은 가게에서 물건을 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계정명 '@Tom_Marien'은 "맞는 말이지만 (신용카드수수료도) 가격표에는 나와 있지 않다"며 "(애플의) 수수료가 높다는 데 동의하지만 당신은 일반 고객이 아니라 애플과 직접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슨은 "절대적으로 가격표에 (수수료의 차이가) 있다"며 "주유소에서는 구매자에게 현금가는 얼마고 현금이 아닌 경우 그보다 비싼 얼마라고 용량당 가격표에 보여 준다"고 반례를 들었다. 이어 "왜 내게는 그렇게 할 권리가 없느냐"며 "내가 내 사업을 위해 고객과 얘기할 방식을 왜 애플이 결정하느냐"고 말했다.

심슨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출신 웹 기술 전문가로 자바스크립트와 HTML5 기술 관련 저술과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저술한 자바스크립트 프로그래밍 관련 도서 일부가 국내에도 번역 출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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