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이츠가 세운 인상적인 회사를 존경하며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다. 그는 실제로 밝고 유머감각이 있다"(노년의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를 평가하며.)
"나는 스티브를 존경한다. 우리는 함께 일했다. 우리는 경쟁자이면서도 서로를 각성시켰다. 그의 말이 나를 성가시게 한 것은 전혀 없다."(노년의 빌 게이츠가 스티브 잡스를 평가하며.)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 2011년 타계한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이에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로 정보기술(IT) 업계 주도권을 놓고 30년이나 다퉜던 과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애플이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한 24일(현지시간) 빌 게이츠는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의 팟캐스트에서 "잡스는 천재였고 나는 그를 많이 질투했다"면서 "잡스는 사람들에게 뭔가 엄청난 동기를 부여하는 대단한 마법사였다면 나는 소소한 마법사였다"고 털어놨다.
과거 젊은 시절 두 사람은 1970년대 후반부터 30년대 애증관계를 이어왔다. 사업 초기 이들은 협력관계였지만, 그들을 궤도에 올려놓은 서로의 도움은 결국 이들의 사이를 돌아서게 만들었다.
1980년대 초반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할 당시 잡스는 게이츠에게 손을 내밀었다. 맥킨토시 하드웨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게이츠는 매킨토시용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엑셀)을 만들었고 이 제품은 매킨토시 성공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이후 잡스의 MS는 윈도 운영체제(OS)를 만들었는데, 이는 매킨토시가 이용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운영체제와 비슷한 형태라 잡스는 게이츠가 애플 제품을 베꼈다고 비난했고 1985년부터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훗날 잡스는 이 때를 회상하며 "MS는 우리 것을 통째로 베꼈다"면서 "게이츠는 부끄러움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맹비난했고, 게이츠 역시 "애플도 제록스 연구소의 결과를 베꼈다"면서 "잡스가 그렇게 믿고 있다면, 그는 혼자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다"이라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후 잡스와 게이츠의 IT 생태계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잡스는 닫힌 생태계를 추구하며 매킨토시 컴퓨터와 맥 OS를 구축해나갔고, 게이츠는 윈도라는 거대한 열린 생태계를 구축해 전 세계 90% 이상의 컴퓨터를 장악했다.
과거 게이츠는 애플의 닫힌 생태계를 두고 "단지 허섭스레기 같은 제품만 만들어 냈다"면서 "잡스의 분리된 모델이 작동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엄청난 제품은 아니다"라고 폄하했다.
반면, 잡스는 게이츠의 윈도를 두고 "MS는 지배하고자 하는 욕심에 빠져 대부분의 제품을 연관성 없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스티브가 지휘할 때야 잘 작동하겠지만, 미래의 싸움에서 계속 이기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잡스는 "MS의 유일한 문제는 맛깔나지 않는 회사라는 점"이라며 "그들은 정말 멋대가리 없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커다란 의미에서 MS의 모든 것들이 맛깔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독창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의 제품에 문화를 담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게이츠는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 넥스트스텝이라는 회사를 창업해 넥스트라는 컴퓨터를 내놨을 당시 "잡스는 IT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면서 "그는 단지 '슈퍼 세일즈맨'일 뿐"이라고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엔지니어링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며 그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의 99%는 틀린 것"이라면서 "그런 쓰레기를 사서 뭐하겠는가"라며 넥스트 제품 구매를 말렸다.
다만, 게이츠와 잡스는 경쟁 관계에서도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
과거 게이츠는 MS 내부 이메일에서 "잡스가 또다시 우리의 코를 납작하게 했지만, 우리는 재빨리 움직여 상황을 더 낫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고, 잡스는 윈도의 성공을 보며 "포위돼 있다고 느꼈다"면서 "잡스가 좋은 편이고 우리는 나쁜 편에 선 것만 같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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