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라면을 비롯한 가정간편식(HMR) 수요 증가로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추석 특수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일 식품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분기 실적으로 매출 5조9209억원, 영업이익 384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119.5% 성장했다.
식품사업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1% 증가한 2조19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 식품 매출은 1분기에 이어 1조원을 넘었다. 국내에서는 ‘집밥’ 트렌드 확대로 HMR 판매가 늘며 외식 감소에 따른 B2B(기업 간 거래) 매출 축소를 상쇄했다.
동원산업도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동원산업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7% 증가한 7209억원, 영업이익은 55.4% 늘어난 898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참치를 생산하는 자회사 ‘스타키스트’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해 성장을 이끌었다. 수산 부문의 개선도 전체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2분기 매출액 5151억원, 영업이익 862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눈에 띄게 성장하며 글로벌 식품회사 수준 영업이익율(17%)을 이뤄냈다. 한국 법인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5.4%, 영업이익이 19.6% 성장했다.
대상은 2분기 영업이익 61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0.5% 성장했다. 매출은 781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 국내 식품 사업 매출은 4434억원,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9%, 166.4% 증가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온라인, 해외 사업 부문 매출이 늘었고 판촉 효율화 등을 통해 영업이익은 대폭 성장했다.
라면업계도 2분기 호실적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K-푸드 열풍에 일부 기업은 해외 실적을 갈아치웠다.
농심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에서 라면 수요가 크게 늘며 2분기 영업이익이 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급증했다. 매출액은 6680억원으로 17.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64억원으로 7배 급증했다. 특히 해외법인 매출이 3522억원을 기록하며 34% 신장됐다. 짜파게티, 너구리 등 주력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고 새우깡 등 스낵의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삼양식품은 분기 기준 수출 첫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지역은 중국과 미국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75%, 145% 늘었다. 삼양식품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매출은 17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0% 신장됐다.
오뚜기는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6409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 39.7% 늘었다. 봉지 라면 판매가 늘면서 면 제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집밥 수요가 지속 증가 추세고 간편식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만큼, 3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식품기업들은 해외 확장 모멘텀 본격화, B2B에서 B2C 혹은 온라인으로의 채널 확장 등의 구조적 변화 전략 집중을 통해 하반기와 내년에도 실적호조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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