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거장' 히사이시 조, 6년 만에 컴백…역대 작품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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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9-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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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 감독의 역대 작품들[사진=영화 '이웃집 토토로' '기쿠지로의 여름' '웰컴투동막골' 포스터]

'영화 음악계 거장' 히사이시 조가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로 6년 만에 복귀한다.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 명장 히사이시 조의 새 작품 소식에 영화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2일 영화 '해수의 아이'(감독 와타나베 아유무) 측은 히사이시 조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그동안 미야자키 하야오·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품이 아니면 참여하지 않겠다며 많은 작품을 거절해왔던 히사이시 조인만큼 이번 애니메이션 작업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히사이시 조는 일본 영화 음악계 한 획을 그은 명장이다. 히비야 고등학교를 거쳐 쿠니타치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시절부터 많은 밴드 세션 키보디스트와 작·편곡자로 활동했다.

당시 미국 중심으로 미니멀리즘 사조의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74년 TV애니메이션 '최초의 인간 갸루토즈'로 공식 데뷔했다.

1984년 히사이시 조는 미야자키 하야오·타카하타 이사오 등이 만든 '바람계곡 나우시카'의 음악 감독으로 발탁 됐다. 당시는 무명이었던 그는 해당 작품이 엄청난 흥행을 거두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든 극장판 애니메이션 음악 감독으로 활동했다.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마녀 배달부 키키'(1989) '모노노케 히메'(1997) 등에서 활약하며 일본 영화계 떠오르는 영화 음악 감독으로 인기를 끌었다.

1991년 기타노 타케시와 공동 작업을 시작 '그 여름, 조용한 바다'를 시작으로 '기쿠지로의 여름'(1999) '키즈 리턴'(2000) 등의 음악을 작곡해 애니메이션을 넘어 영화 음악까지 확장했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을 통해 국내서도 엄청난 반응을 얻었다.

한국과도 영화 음악을 작업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과 드라마 '태왕사신기'(2007)이 그 주인공. 감성적이고 작품의 핵심을 꿰뚫는 음악으로 아직까지도 호평을 얻고 있다.

2009년부터는 해외 영화 음악과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말러 등 클래식 작품으로 관객과 만났다. 클래식 작품의 관현악 연주회를 열고 지휘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히사이시 조의 명성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2017년부터는 '히사이시 조 in 무도관: 미야자키 애니메이션과 함께 걸어온 25년간'의 해외판이라고 할 수 있는 'Joe Hisaishi Symphonic Concert : Music from the Studio Ghibli of Hayao Miyazaki' 세계 투어를 시작했다. 파리, 멜버른, 산호세, 로스앤젤레스, 뉴욕에서 진행해 큰 성공을 거뒀다. 2019년에도 벨기에의 브뤼셀, 프랑스의 리옹, 체코의 프라하에서 개최됐다.

히사이시 조 감독[사진=히사이시 조 프로필]


미야자키 하야오·다카하타 이사오 감독과 많은 작품을 해왔고 존경의 뜻을 전해왔던 히사이시 조는 두 감독의 존재가 크다며 애니메이션 작업을 거절해왔다. 그런데 왜, '해수의 아이' 음악 감독을 맡게 되었을까?

이 배경에는 프로듀서 타나카 에이코가 있다. '마인드 게임'(2004) '철콘 근크리트'(2006) 등의 제작을 맡아온 그는 4년 동안 지치지 않고 히사이시 조에 부탁을 해왔다고. 그의 열정과 작품의 영상미에 관심을 가진 히사이시 조는 결국 참여를 결정했고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을 완성했다.

6년 만에 맡게 된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는 외로운 소녀 '루카'가 신비한 바다소년 '우미'와 '소라'를 만나 함께한 여름날의 환상 동화를 그린 작품이다. 히사이시 조는 자신의 마음을 흔든 건 작품에 담긴 주제의 깊이, 다양한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히사이시 조는 "'해수의 아이'에는 한마디로 형언할 수 없는 재미가 있다.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제대로 북돋기 때문에 감각의 안테나를 세울수록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며 도전 욕구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영화 음악은 상황에 맞추거나 감정에 기대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선 그 어느 쪽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에서 거리를 두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극의 반주처럼 돼버리면 재미가 없어진다"라고 덧붙였다.

'해수의 아이'는 히사이시 조가 추구한 미니멀리즘 음악의 정점에 달하는 작품이다. 작업 당시 유럽 투어를 앞두고 있던 그는 3주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곡들을 내놓았다.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은 그의 작품을 듣고 "그의 음악을 통해 작품 전체의 색감이 선명해졌다"고 극찬했다.

음향 감독인 카사마츠 코지는 "히사이시 조 선생님의 음악을 축으로 전체 음을 구축했다. 음악의 가장 멋진 부분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도록 소리를 구성했다"고 거들었다.

'해수의 아이'는 오는 10월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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