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시설 활동 징후를 확인했다는 국제기구의 보고가 나오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움직임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어떻게 진행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IAEA "플로토늄 공장 짓고있나?"...北 영변·강선 핵시설 가동 중
2일(현지시간) 일본 NHK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의 영변 핵시설뿐만 아니라 수도 평양 인근의 핵시설에서도 차량 움직임 등 활동 징후가 발견된다며 강한 우려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달 이사회와 연차총회를 앞둔 IAEA는 전날인 1일 북한 핵 개발 상황에 관한 최신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다.
보고서는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축시설 주위에서 차량 움직임을 확인했다"면서 "북한 당국이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경수로 시설의 내부공사를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IAEA는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 진행 중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북한 탄도미사일 정조준..."재선 망치지 마" 엄포?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겨냥한 산업경보를 발령했다.
1일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 활동에 대한 19장짜리 합동 문건을 내놓으며 관련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들 기관은 "국제 산업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면서 "실수로라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부품·기술 조달을 도울 경우, 국제연합(UN)이나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 기관들의 국제사회 제재 회피 수법을 설명하면서, 민감한 기술의 북한 이전에 관여하거나 정체를 숨긴 제3자 거래에 특히 유념해 달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북한은 외국에서 만든 기초적 상용 부품을 얻기 위해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해외 설립 기업들과 합작하기도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거론하기도 했다.
해당 문건은 기존에 이미 공지했거나 알려진 내용을 통합해 정리한 자료로서,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발표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3일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내놨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고 당분간 진전 가능성도 낮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에서 북한이 선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관련한 조치와 보고서를 연속적으로 발간하고 있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지난달에만 미국 정부는 △20일 연방수사국의 북한 해커 악성코드 공개 △26일 북한 해킹팀의 금융 해킹 부처합동 주의보 △27일 북한 해커 소행으로 추정되는 수백만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탈취 사건 관련 법무부의 계좌 몰수 소송 제기 등의 조치를 쏟아냈다.
아울러 같은 날 미국 국무부는 "이날부터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한다"면서 "미국 시민과 국적자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는 체포와 장기 구금 등의 심각한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는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18년 처음 발령한 이후 3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이날 AFP는 "대선을 두달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의 비핵화 협상은 1년 넘게 교착상태임에도 북한 대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탄도미사일을 정조준한 것은 과거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묵인했던 태도와는 대조적"이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해당 주의보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성격을 지적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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