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블룸버그는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다음 달 내수를 늘리고 자체 기술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가 포함된 향후 5개년 경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 전면 심화 개혁 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이 또 다시 양대 순환 전략을 강조한 것은 이 정책이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오는 10월 열리는 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란 얘기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의에서 “현재 중국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개혁을 통한 단기 대응과 중·장기적 발전을 종합한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와 국제, 쌍순환을 통한 새로운 발전 구조 형성을 촉진해야 한다"면서 "이는 전체 국면의 시스템적이고 심층적인 개혁과 관련된 일"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지도부는 새로운 전략을 짤 때 초기에는 이론적이고 모호한 구호를 내세우다가, 시간이 흐르며 이를 구체화한다”며 “쌍순환 전략도 아직은 모호한 수준이지만, 점차 구체화 돼서 내년부터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 말부터 국내대순환을 위주로 한 쌍순환을 강조해왔다. 이는 수출 중심 대외 개방을 강조하던 국제대순환론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실상 중국의 경제 전략의 전환으로 해석됐다.
노무라 증권은 “쌍순환 전략은 사실상 수입 대체와 내수 확대를 의미한다”며 “이 같은 중국의 전략적 조정엔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등 복잡하고 불확실한 국제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노무라와 유사한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이번 쌍순환 전략은 미·중 무역전쟁의 표적이 됐던 ‘중국제조 2025’을 지속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중국이 미국과 국제 사회의 반대로 공식적인 담론에서 사라진 중국제조 2025의 근본적인 목표를 이 전략을 통해 이루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지부장을 지낸 코넬대 무역학과의 에스워 프라사드 교수도 “중국의 쌍순환은 중국의 기존 전략을 깔끔하게 포장하고 있다”며 “외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 자급자족 달성 목표가 이 안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제조 2025는 2015년 5월 발표된 중국의 첨단기술 육성책이다. 미국은 정부의 부당한 보조금 지급 등을 막기 위해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줄곧 강조해오던 중국제조 2025를 공식 문건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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