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일 오후 2시 30분 현재 마이삭이 서귀포 남쪽 약 240㎞ 해상에서 시간당 23㎞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45hPa, 최대풍속은 매우 강한 수준인 초속 45m다. 바람 세기가 초속 40m를 넘어가면 사람은 물론 달리는 차도 뒤집힐 수 있다.
제주도 모든 해상과 남해상, 서해남부해상, 동해남부해상에는 태풍특보가 내려졌다.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5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다. 서귀포 지귀도 최대순간풍속은 시속 기준 102㎞, 제주 새별오름 99㎞, 윗세오름 90㎞, 여수 간여암 83㎞ 등이다.
제주도와 전남, 일부 경남 지역에도 태풍특보가 발효 중이다. 경북과 강원영동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시간당 20~40㎜가 넘는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주요지점 강수량은 경기 연천군 중면 82.5㎜, 강원 삼척시 궁촌리 52.5㎜, 경남 합천군 삼가면 62.5㎜, 김해시 진영읍 61.5㎜, 밀양 52.9㎜, 제주 사제비 180.5㎜, 새별오름 132㎜ 등이다.
마이삭은 이날 저녁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3일 0시께 부산 남서쪽 80㎞ 부근 해상에 들어서며 새벽 중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같은 날 영남 지역과 강릉을 비롯한 동쪽 지방을 관통한 뒤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한으로 올라가 청진 북서쪽 300㎞ 부근에서 점차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 기관들은 마이삭이 조금 더 서쪽으로 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태풍경보센터(JTWC)는 2일 오전 3시(현지시각) 기준으로 여수와 남해 사이에, 일본 기상청도 이날 정오 기준 경남과 전남 사이에서 상륙한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 예상 이동 경로는 역대 2위 재산 피해를 낳은 2003년 태풍 '매미'와 비슷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3일까지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9시 태풍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끌어올렸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순으로 높아진다. 중대본 비상대응 수위도 가장 높은 3단계를 발령했다.
마이삭이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는 데다 연중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기간 밀물 때 상륙해 큰 피해가 예상돼서다.
중대본부장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모든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심각 단계에 맞는 대응 태세와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국민은 외출 자제 등 태풍에 따른 행동요령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제10호 태풍 '하이선'도 이번 주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이선은 1일 오후 9시 괌 북쪽 78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시속 7㎞ 속도로 서남서진 중이다. 중심기압은 998hPa, 강풍반경은 240㎞, 최대풍속은 초속 19m다.
하이선은 오는 4일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해상을 거쳐 7일께 일본 가고시마 북북동쪽 180㎞ 부근 육상에 다다를 전망이다. 구체적인 이동 경로와 강도 등은 여전히 유동적이나 이번 주말 한반도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9호 태풍인 마이삭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다. 10호 하이선은 중국이 정한 것으로 '바다의 신'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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