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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들의 거점지역 여신 점유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광주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광주·전남 내 여신 점유율은 19.4%로 2017년 말(22.7%)보다 3.3% 감소했다. 기반 지역 내 점유율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20%대가 무너진 것이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25.2%->22.2%)과 부산은행(26.8%->25.6%), 경남은행(23.9%->22.7%), 대구은행(26.3%->25.7%) 등의 점유율도 일제히 떨어졌다. 각 은행별로 편차는 있지만 모든 지방은행의 지역 내 점유율이 떨어졌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은 지역경기의 침체다. 조선·자동차 등 지역별 주력 산업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대출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부실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지역 자영업자나 개인에 대한 대출은 은행 측에서 꺼리는 기조가 강하다. 이 와중에 시중은행들은 지방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했다.
수신 점유율은 유지되고 있다. 대다수 지방은행들은 거점 지역 내 수신 점유율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에서 흡수한 돈으로 수도권에서 영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신 점유율 유지, 여신 점유율 축소’ 과정에서 발생한 빈 돈이 수도권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은행들은 수도권 영업점을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해당 지방은행들의 서울·경기·인천 지역 지점 수는 지난 3월 기준 72개로 집계됐다. 2014년 3월 34개, 2017년 3월 67개에서 점진적으로 규모를 키워간 셈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도 4.46%->8.92%->9.91%까지 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영업 방식이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방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2% 줄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감소폭은 14.8%에 그쳤다. 지방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 관리에 취약했다는 뜻이다.
금융권에서는 수도권 공략과 거점지역 영업 강화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은행들도 이 같은 상황에 공감하고 있다. 올 들어 대다수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진출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나서며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진출보다는 거점지역 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보다 세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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