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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의료계 파업을 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방역의 공을 간호사들에게 돌리면서 의사와 간호사 간의,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 대한 논쟁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면서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글의 내용 중 논란이 된 문구는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등이었다.
페이스북 글이 게시되자마자 각종 비판 댓글이 폭주, 2만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관련 단체들도 잇달아 성명서를 냈다. 젊은간호사회는 입장문을 내고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환경, 감정노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간호대 증원, 지역간호사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시기에 통합 대신 의사와 간호사 이간질을 택한 문 대통령, 3류 대통령이 되고 싶냐”고 적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간호사들에게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명한 것이냐”면서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누구를 적으로 돌릴 셈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간호사들의 노고를 위로한 문 대통령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방역의 최전선에서 수고를 하고 있는 간호사 선생님들 참 고생이 많다고 위로하고 격려한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시비를 거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3일 페이스북에 “모든 언론이 이 내용을 보도해, (문 대통령이) 내민 손이 오히려 멋쩍은 상황이 돼버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간호사들에게 보낸 감사메시지에 대해 ‘편가르기’라며 떠들썩하다.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랐다”고 말했다.
관련 논란은 애꿎게 가수 아이유 팬클럽으로도 옮겨 붙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가수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선 아이유 팬클럽이 성명을 내고 “아이유는 올 2월 대한의사협회에 의료진을 위한 1억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하기도 하는 등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다섯 차례 기부를 펼쳤다”고 반박했다.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만 기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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