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아시아나 ‘재실사 고수’…매각 사실상 결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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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9-0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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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무산 수순에 접어들었다. “최대 1조원을 깎아주겠다”는 채권단의 파격 제안에도 현산이 ‘12주 재실사’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한 결과다. 이에 채권단은 이르면 이주 중 계약 해지를 통보할 방침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전날 이메일을 통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 채권단에 전달했다.

앞서 이뤄진 최고 경영진 간 회동에도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직접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이 회장은 인수 가격을 1조원 깎아주는 방안을 제시한 걸로 알려졌다. 산은과 현산이 1조5000억원씩 공동투자해 부담을 완화해주는 식이다.

이번 답변에 채권단은 실망감이 역력한 모습이다. '12주 재실사‘는 이미 한 차례 거절 의사를 밝힌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단 내부에서는 ’매각 결렬‘이란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산의 답변에는) 명확한 의사표시가 아닌 애매한 내용만 담겨있었다”며 “최고경영진간 회동에도 같은 답변을 내놓은 만큼 M&A는 사실상 끝난 걸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곧 협상 당사자인 금호산업이 계약해지를 통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약 해지가 현실화되면, 아시아나는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후 채권단과 아시아나는 곧바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총 금액 규모는 최대 2조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산은 작년 11월 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고, 12월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2조5000억원이었다. 이후 ‘코로나19’란 변수로 아시아나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채권단은 올해 4월 운영자금 1조7000억원을 긴급 수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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