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가운데 관련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려면 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매개체가 무엇인지, 전염 경로가 어떤지 등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코로나19는 넓은 의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속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다. 주로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과 2012년 전 세계를 뒤흔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중중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 바이러스였다.
코로나19도 사스와 메르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파생된 바이러스다. 결과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원리를 찾아야 코로나19 치료의 근본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한국 등 주요 선진국은 코로나19 치료의 열쇠인 코로나 바이러스 원인규명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발생 원인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희망이 아예 없진 않다. 지난 20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2020년 상반기 BioINwatch Collection'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2020년까지 전 세계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논문은 총 1만4098편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333편으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중국과 영국, 독일, 홍콩, 캐나다,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600편 정도를 발표해 국가별 순위 8위에 올랐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논문은 사스 발생 이후 급증했다. 연구센터가 분석한 질병관리본부와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살펴보면 사람에게 전파가 가능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코로나19를 포함해 총 7종이다. 이 중 2종이 2003년 유행한 사스와 2012년 발생한 메르스다.
지난해는 전 세계적으로 관련 논문이 784편 발표됐는데 이중 약 147편이 지난해 12월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한 달간 집중 발표됐다. 코로나19는 사스와 메르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로 발열, 호흡기증상,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다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2차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화난수산시장에서 처음 출현한 코로나19는 수개월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급속도로 확산했다. 발생 당시 중국 후베화난수산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에게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는 코로나19의 감염원을 동물로 추정하고 조사를 벌인 결과 코로나19가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하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코로나19의 공개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박쥐유래 사스 유사바이러스와 89.1% 일치한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특허 연도별 출원 및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최근 10년간 대학·중소기업·출연연을 중심으로 125개 연구개발(R&D) 과제에 386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지난해에만 45개 과제에 180억14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이는 전년(2018년 98억 6400만원)대비 2배 이상 대폭 증가한 수준이다.
연구센터는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거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동물을 찾아내고, 이후 감염자들이 어떤 경로로 전염됐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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