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세종시 태권도협회, 대법원 결정 '기망·꼼수'로 대응하나?

사법부 최종 판결에 입장문 내건 사람들… 일각에선 "본질흐리는 '쇼맨십' 지적

최근 대법원에서 세종시 태권도협회장 선거무효를 확정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치뤄진 협회장 선거가 부정한 방법으로 치뤄져서다. 2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벌여오면서 지난 달 27일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나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선거과정에 부정이 있었고, 그로 인해 결과에 영향을 줬기 때문에 선거자체가 무효라는 얘기다.

이에 앞서, 부정선거로 당선된 김 모 회장이 재판이 진행중에 있음에 따라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법원은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김 회장은 직무가 정지된 채 재판이 진행돼 왔다.

또, 김 회장이 당선 이후 선임한 전무이사도 범죄혐의로 기소돼 1심 판결에서 벌금형 등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항소심 형사재판이 진행중에 있다. 게다가, 판사가 채택한 법정 증인을 협박한 혐의로(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추가 고소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수사가 진행중이다. 해당 전무이사는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선거에 앞서 후보자 신분이었던 김 회장은 정견발표에서 협회의 핵심 임원인 전무이사를 공채로 뽑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협회장은 부정 선거에 따른 선거무효로 직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게 됐고, 그런 회장이 선임했던 전무이사는 범죄 혐의로 직무가 정지되는 상황에 이르는 망신을 사고 있다. 현재는 법원에서 지정한 김 모씨가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특히, 부정선거 과정 등으로 협회가 불합리적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성명서 발표, 수사권 개입 촉구 단체행동 등으로 저항해왔던 회원들은 대법원 결정에 환호했다.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태권도협회는 최근 입장문까지 내면서 제멋대로 법리해석을 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협회측이 직무대행 김 모씨 명의로 낸 입장문에 따르면 선거무효소송과 관련해 선거의 불법적인 사항이 없고, 상위단체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단, 임시대의원총회 의결 절차상 선거인단에 대한 안건상정의 절차가 미흡했던 부분과 선거인명부 참여신청서 접수방식이 미흡했다는 절차상의 하자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2016년 치뤘던 선거방식대로 진행했을 뿐, 대전지방법원이 선임한 직무대행 김 씨와 사무국, 대의원 등으로 행정상 공백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입장에 회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재판부가 선거무효 판결을 선고 했고, 대법원 역시 선거무효 판결이 이유있다고 상고를 기각했는데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데 따른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협회측이 임시대의원총회 의결 절차상 선거인단에 대한 안건상정 절차가 미흡했던 부분과 선거인 참여신청서 접수방식이 미흡했다는 절차상 하자라고만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태권도협회의 입장 같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선거무효를 판결했다는 얘기가 된다.

협회 측의 이 같은 입장을 차치하더라도 법원이 다각적인 심리를 거쳐 선거무효를 선고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법원의 판결을 기망하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결과 대법원은 이를 이유없다며 기각함에 따라 항소심이었던 고등법원 판결을 최종 선고로 볼 수 있다. 이 판결에 따르면 선거권을 행사 할 선거인을 아무런 권한 없이 선거인명부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거나 기한 내에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거권을 박탈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선거인 명부에 등재된 선거인 74명중 73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김 후보가 42표, 상대 후보가 31표를 얻어 다수득표 한 김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11표 차이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선거인 명부에서 선거권이 있는 21명이 포함되었더라면, 당·낙의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회원의 선거권을 권한 없이 박탈해 투표권을 가진 회원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해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했고, 그로 인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던 사실이 타당하다고 봤다.

선거 절차에서 규정에 위반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것 만으로 선거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해 선거의 기본이념인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기에 선거가 무효다라는 것이다.

대법원 판단이 나온지 일주일. 선거무효 판결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임원 인준 권한을 갖고 있는 세종시체육회는 규약에 따라 태권도협회장 인준을 취소해야 하고, 그런 회장이 선임한 임원 등의 인준도 자동 취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