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10% 조정장' 돌입했나?...나스닥 장중 5%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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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9-0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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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우지수 '1000p 등락' 등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 후 1% 내외 소폭 하락 마감

  • 美 중국산 앱 추가 금지 검토·소프트뱅크 대규모 콜옵션 의혹에 기술주 조정세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이틀째 하락세로 마감했다. 특히, 이날 나스닥지수는 장중 5%대의 폭락세를 보인 후 반등했고 다우지수 역시 1000p(포인트) 넘게 등락하는 등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였기에 투자자들의 마음을 졸였다.
 

4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 추이.[자료=시황페이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59.42p(0.56%) 내린 2만8133.31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S&P500지수는 28.10p(0.81%) 떨어진 3426.9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4.97p(1.27%) 하락한 1만1313.13에 마감했다.

다우와 S&P500지수는 장중 최대 628.05p(-2.22%)와 105.43p(-3.05%)까지 밀려났다가 오후 장 들어 낙폭을 크게 줄였다. 다우의 경우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오전 중 5.07%(582.23p) 내린 1만875.87까지 하락해 이틀 연속 장중 5%대 폭락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 주간으로는 다우지수는 1.82% 내렸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2.31%와 3.27%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 투매 현상이 이틀 연속 이어지며 코로나19 재유행 국면에서도 거침없이 상승했던 뉴욕증시가 갑작스럽게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백악관이 중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추가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구글 -3.1% △아마존 -2.2% △마이크로소프트 -1.4% 등 대형 기술주가 하락한 탓이다. 

아울러 기술주 조정세의 핵심 의혹으로 일본 소프트뱅크의 500억 달러 규모 콜옵션 거래도 지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봄 소프트뱅크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넷플릭스·테슬라 등의 주식을 40억 달러가량 규모로 매수했고, 이후 비슷한 수준의 금액으로 기술주 콜옵션도 대거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콜옵션은 투자 대상 기업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경우 수익을 내는 구조로, 매체는 소프트뱅크가 사들인 40억 달러 규모의 콜 옵션의 실물 주식 가치가 500억 달러대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NBC는 이미 한 달 전부터 핵심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콜옵션 거래 소문이 있었는데, 바로 소프트뱅크가 '나스닥 고래'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즈는 소프트뱅크의 이례적인 콜옵션 거래로 기술주의 과열 장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술주 전문 유명 투자자인 로저 맥나미는 "소프트뱅크의 거래가 사실이라면, 주가와 경제의 펀더멘털이 괴리되어 있다는 신호가 더 선명해지는 것이기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악재도 이날 급락세에 영향을 줬다. 미국의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우이 수석 고문은 과학잡지 사이언스에서 "백신 개발에는 절대 어떤 간섭도 없어야 한다"면서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백신을 11월 전에 배포할 수 없다는 소신을 내놨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선 주정부에 11월1일 전 백신 배포 준비를 마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 정부가 3상 시험이 끝나기 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뉴욕증시의 조정세가 상승 모멘텀을 해치진 않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UBS웰스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서 "최근 매각세는 증시의 강력 상승 이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한판 승부"라면서 "여전히 ​​연준의 유동성, 매력적인 리스크 프리미엄, 경제 재개에 따른 지속적인 경기 회복세의 조합으로 주식시장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발표한 미국 노동부의 8월 실업률은 예상치를 웃돌면서 코로나19 재유행세로 고용 회복세가 둔화했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미국 노동부는 8월 실업률이 전월 10.2%에서 8.4%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8%를 큰 폭으로 하회했을 뿐 아니라 지난 4월 실업률이 14.7%로 치솟은 이후 넉 달 만에 한 자릿수대로 하락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실업률이 생각보다 빨리 10% 안쪽으로 돌입했다며 추켜세웠다.

다만, 제이미 콕스 해리스 파이낸셜그룹 매니징 파트너는 CNBC에서 "이달 일자리 데이터는 견고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대대적인 경제 재개 조짐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후 고용 증가세는 2~3% 증가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추가 부양책 지연으로 중소기업대출(PPP) 기금이 고갈 중"이라면서 "의회의 협상 교착은 코로나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 파산 물결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민주당과 신규 부양책에 합의하지 않더라도 정부의 셧다운을 피할 수 있는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며 '추가 부양책 패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2.78%나 오르며 S&P500지수 편입 기대감을 보였던 테슬라는 결국 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4일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S&P500지수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에서 이달 21일부터 새로 편입될 종목에 테슬라가 제외됐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가까이 빠졌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4일 종가(418.32달러)에서 6.45%(26.98달러) 하락한 391.4에 거래 중이다.
 
유럽증시·국제 유가·금값 줄줄이 하락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뉴욕증시가 크게 휘청인 여파로 이틀째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88% 하락한 5799.08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도 1.65% 내린 1만2842.66으로 장을 끝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 지수는 0.89% 빠진 4965.07을 기록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 역시 3249.35로 1.66% 하락했다.

특히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까지 겹치면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여파는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5%(1.87달러) 내린 3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3.93%(1.73달러) 하락한 42.34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 금값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2%(3.50달러) 내린 온스당 1934.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주간으론 2%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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